"녹색당 소속 외교장관은 외교적 보이콧 두둔…사민당은 반대"

독일의 새 정부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한 진로를 고심하고 있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 소속 신임 총리는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할 계획이 아직 없다고 밝힌 가운데, 가치관에 따른 외교를 강조하고 있는 녹색당 소속 외교장관은 외교적 보이콧을 두둔하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 베이징올림픽 진로 고심…"숄츠 총리 아직 참석계획 없어"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신임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첫 정례기자회견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 참석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본적으로 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지할 수 있을 때 이후에 밝히는 게 원칙"이라고 전제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장관은 전날 ZDF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기본적으로 스포츠 행사"라면서 "이를 정치적인 일이나 의식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정치인들이 베이징 올림픽에 가지 않는 것을 두둔하는 논거라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지적했다.

정치인들이 가서 중국 정부에 추가적인 정당성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배어복 장관은 취임 전에도 "올림픽을 좀 더 잘 살펴보겠다"면서 "가치관에 따른 외교정책은 대화와 엄격함 사이의 조화"라고 밝힌 바 있다.

독일, 베이징올림픽 진로 고심…"숄츠 총리 아직 참석계획 없어"
새로 출범한 독일의 신호등(사민당-빨강·자유민주당-노랑·녹색당-초록) 연립정부는 향후 4년간 정부정책방향을 밝힌 연정협약서에서 우리는 특히 신장위구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인권 침해를 분명하게 공론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직 분명히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은 녹색당뿐이다.

사민당은 한 발짝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새로 선출된 라스 클링바일 사민당대표는 외교적 보이콧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FFN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올림픽은 전반적으로 비판적으로 사회적 전개 상황을 겨냥해 지적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는 유럽연합(EU) 내에서 프랑스나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와 궤를 같이하는 주장이다.

앞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이주 초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할 계획이 없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독일은 통상 올림픽에 대통령을 대신해 내무장관을 파견한 바 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는 토마스 데메지에르 당시 내무장관이,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는 볼프강 쇼이블레 당시 내무장관이 독일 정부를 대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독일의 첫 여성 내무장관인 낸시 패이저 내무장관이 어떻게 행동할지가 주목된다고 디벨트는 전했다.

마무트 외즈데미르 내무부 차관은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6일 중국의 인권탄압을 문제 삼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어떤 외교적, 공식적 대표단에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이런 외교적 보이콧에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이 동참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국정부는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베이징올림픽 진로 고심…"숄츠 총리 아직 참석계획 없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