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내년 상반기 EU 의장국…대선 출마 여부 질문엔 답 안 해
마크롱 "강력하고 자주적 유럽 원해…국경 보호 강화하겠다."
내년 상반기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을 맡는 프랑스는 국경 보호와 주권 강화를 주요 목표로 삼겠다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경 안에서 협력하는 유럽에서 강력하고, 완전한 주권을 갖고 있으며, 자유롭게 선택하고, 운명을 결정하는 유럽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가 시급하게 다뤄야 할 핵심 과제로 이주민 사태를 꼽으며 국경에서 위기에 직면한 회원국을 지원할 비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벨라루스가 중동 지역 이주민과 난민을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으로 내몰려고 했다가 국경 일대에서 빚어진 충돌을 염두에 둔 조치다.

마크롱 대통령은 외부 국경을 제대로 통제할 때만 여권 검사와 같은 절차 없이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협정이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솅겐 지역 국경을 넘나드는 규칙에도 손질이 필요하다며 유로화 사용 19개국이 정기적으로 경제 문제를 논의하듯 이주 문제를 논의할 정치적 협의체 창설을 바란다고 밝혔다.

EU 주권 강화를 위해서는 국방과 안보 측면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부터 유럽의 미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으로 27개 회원국이 부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높은 사회적 기준과 기후변화 관련 기준을 지키는 "유럽식 성장 모델"을 선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가져온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EU가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3% 아래로 유지해야 하는 엄격한 규정을 재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프랑스가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EU 의장국 임기를 수행하는 사이 차기 대통령 선거가 내년 4월 치러지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도 재선에 도전하느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으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 다음으로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 언론인 출신 에릭 제무르 등이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

우파 공화당에서는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 좌파 사회당에서는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대통령 후보로 확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