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3주기…특조위 "원·하청 책임 전가, 안전공백 초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고로 숨진 고(故) 김용균 씨의 3주기를 하루 앞둔 9일 고 김용균 3주기 추모위원회는 "김용균 특조위가 700쪽이 넘는 진상조사 결과 종합보고서를 냈지만, 개선권고안은 아직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모위는 이날 서울 중구에서 '김용균특조위 이행점검 보고회'를 열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구성하고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참여한 진상조사 기구인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에도 불구하고 석탄화력발전 노동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김용균특조위 이행점검단 민간위원인 권영국 변호사는 "원청과 하청이 서로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구조는 위험 관리의 공백 상태를 가져와 위험이 방치되는 현상이 일상화되고 이는 하청노동자들에게 사고가 집중되는 결과로 귀결됐다"고 했다.

이윤근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은 현장 안전 개선 방안과 관련해 "공급자 중심이 아닌 이용자 관점에서 안전보건 정보를 접근할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전달돼야 한다"며 "노동자의 실질적인 참여권을 보장하고 위험이 예측될 때 회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성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는 "운전 분야 2천983명과 경상정비 3천578명 중 단 1명도 정규직화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노동자들을 또다시 고용불안과 위험의 외주화로 내몰겠다는 것인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은 이달 6∼10일을 김용균 3주기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태안화력발전소 현장 추모제와 촛불행진 등을 진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