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 보이콧'을 천명하자 영국 등 미국 동맹국이 속속 불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영국, 호주의 대중국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가 모두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 보이콧을 발표했다. 미국의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 중에선 뉴질랜드까지 동참하며 캐나다만 남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8일 의회에서 장관이나 정부 인사가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아서 사실상 외교 보이콧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교 보이콧이란 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되 관행적으로 해왔던 정부나 정치권 인사로 꾸려진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미국이 먼저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올림픽에 정부 인사를 보내지 않겠다며 지난 6일 외교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후 뉴질랜드가 7일, 호주가 8일 각각 뒤를 따랐다. 아시아에선 일본도 보이콧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올림픽이나 일본의 외교에서의 의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익의 관점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탈리아는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결정은 2026년 동계 올림픽 개최국이라는 입장 때문으로 관측된다. 관행상 차기 올림픽 주최국은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해야 한다. 한국은 "현재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으나 참석 여부는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관련 질문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에 관해서는 우리 정부로서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아직 우리 정부의 (참석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