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두 배 이상 올라 근로자가 38년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내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시민단체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8일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이 서울시내 75개 단지 11만5000가구를 국민은행 통계에 기반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기준 3.3㎡당 2061만원에서 올해 11월 4309만원으로 109% 증가했다.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놓고 봤을 때 6억2000만원에서 12억9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반면 근로자 평균 연간 급여(통계청 기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시 3096만원에서 올해 3444만원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실련은 “문 대통령 임기 초엔 근로자가 급여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경우 20년이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38년 동안 모아야 서울에 집을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문 대통령은 작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급격한 집값 상승을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대통령 발언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22개월 동안 3억5000만원이 더 올랐다”고 지적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