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
싼타페
원자재값 상승,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차값이 오르는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하고 있다. 6일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싼타페와 한국GM의 콜로라도 연식변경 신형 모델은 이전 모델보다 판매가격이 각각 최대 24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이날 내놓은 싼타페 신형의 가솔린 모델 가격은 △익스클루시브 3156만원 △프레스티지 3415만원 △캘리그래피 3881만원 등이다. 트림(세부 모델)별로 이전 모델보다 각각 181만원, 48만원, 42만원 올랐다. 지난해 11월 기존 모델이 출시된 지 1년 만에 최대 6.1% 상승한 셈이다.

디젤 모델 가격은 더 올랐다. 이전 모델에선 가장 저렴한 트림인 프리미엄이 3122만원이었다. 신형의 가장 낮은 트림인 익스클루시브는 3362만원으로 240만원(7.7%) 상승했다. 프레스티지는 3621만원, 캘리그래피는 4087만원으로 1년5개월 만에 각각 107만원, 104만원 올랐다. 디젤차의 가격 상승폭이 더 큰 이유는 강화되는 디젤차 배출가스 자기진단장치(OBD) 기준에 맞춰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추가로 장착한 영향이다. 이 때문에 디젤 엔진 가격이 기존보다 60만원 올랐다.

현대차는 싼타페 익스클루시브 트림엔 10.25인치 내비게이션과 자외선 차단 전면유리를,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와 안전 하차 보조를 기본 사양으로 탑재했다. 캘리그래피 트림엔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이 들어갔다. 6인용 시트는 75만원을 더 내면 추가할 수 있다. 현대차는 “트림별 가격 인상분만큼 편의 및 안전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고객이 부담하는 실제가격 인상폭은 최대 1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 5사의 신차 가격이 올해보다 5% 안팎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콜로라도
콜로라도
픽업트럭인 쉐보레 콜로라도 신형 가격도 최대 240만원 올랐다. 올해 출시된 모델은 △익스트림 4050만~4540만원 △Z71-X 4739만~4889만원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기존 모델은 익스트림을 3830만원, Z71-X를 4490만원부터 구매할 수 있었다. 각각 220만원(5.7%), 240만원(9.4%) 급등했다. 한국GM은 무거운 짐을 실어도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는 토우·홀 모드 등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다만 판매가 상승폭에 비해 추가된 사양이 많지는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날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자동차 가격 상승현상 분석’ 보고서에서 세계 자동차 시장에 카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이유로 반도체 공급난, 제조 원가 상승 등을 꼽았다. 자동차 제조에 쓰이는 주 원료인 강판, 알루미늄, 마그네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그네슘은 최근 전력난으로 중국 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중국은 세계 마그네슘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 합금의 원재료로 중량이 무거운 전기차 등의 경량화를 위한 필수 소재다. 지난 11월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마그네슘 가격은 작년 1월 대비 146%, 알루미늄은 49% 급등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