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에 '패싱' 아닌 '파격 대우' 강조…'당 중심 선대위'에 거듭 방점
윤석열 "'윤핵관' 실체 없어…'홍보비 해먹으려' 얘기 못들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소위 '문고리 3인방'이나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의 줄임말)의 실체가 없으며, 당 중심으로 선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선대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윤 후보는 이날로 나흘째 이어진 이준석 대표 공백 사태와 관련,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참모들에게 언급했다고 한다.

윤 후보는 먼저 권성동 사무총장, 윤한홍 전략기획부총장, 장제원 의원 등 경선 캠프에서부터 함께 해온 참모들이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것을 펄쩍 뛰는 기색이 역력하다.

권 사무총장은 총괄본부장들에게 선대위 관련 권한을 대폭 위임했으며, 윤 부총장은 주로 지역을 돌아다니며 조직을 정비하는 데 에너지를 쏟기로 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장 의원은 사실상 여의도를 떠나 부산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돕기로 했다고 한다.

윤 후보는 특히 익명 인터뷰에 여러 차례 등장한 '윤핵관'의 실제 인물로 지목된 한 인사와 관련해선,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앞서 당 중심의 선대위 구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대선 후보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금강팀'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광흥창팀'처럼 최측근 인사들로만 구성된 전략 조직을 가동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불과 4개월 밖에 되지 않아 당내 입지가 불안한 정치 신인으로서 당 선대위를 '껍데기'로 두고 그 밖에서 소규모 측근 중심의 의사 결정을 시도하는 편이 더 편리할 수 있지만, 당을 위해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당의 기층 조직인 전국 당원협의회부터 단단하게 다지는 편이 대선 직후의 지방선거와 2년 뒤의 총선에서 연승을 거두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에 대해서는 그동안 '파격적 대우'로 예우했다는 게 윤 후보의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패싱'을 주장하는 것과 온도 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추대했을 뿐 아니라 본인 희망을 온전히 수용해 '선거운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홍보 업무에 대한 전권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맡은 홍보미디어총괄본부에는 통상 선거 비용의 80%가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후보는 전날 이 대표가 기자들에게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를 후보가 누군지 아실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그런 얘기를 들은 적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오히려 윤 후보에게 '그 자리는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면 나중에 비용 문제가 터질 수 있으니, 당 핵심 관계자에게 맡기는 게 낫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전언이다.

윤 후보가 조만간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갈지는 미지수다.

일단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선대위 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선대위가 입주한 대하빌딩 사무실을 둘러보고 전략자문위원들과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늘 오후 일정은 미확정이지만, 현재로선 이 대표를 만나러 갈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