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올해 회계연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다. 기말 감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혹시 모를 재무제표 심사에 대비해 올해 바이오·제약 업종에서 기말 결산 시 유의해야 할 중점적인 회계 이슈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바이오 회계 상담] 바이오기업 기말 결산 시 고려할 중점심사 회계 이슈
상장사의 98% 이상은 12월 말까지의 영업 결과로 재무제표의 숫자가 결정된다. 1년간 성적표를 기준으로 기업의 상장유지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신용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회사의 일부 평가나 분류, 인식이 회계 규정과 차이가 발생하곤 한다. 바이오·제약 회사의 단골 회계 이슈인 개발비의 자산화 적정성 문제나 매출 인식 귀속시기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1조 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씨젠이 대표적인 사례다. 씨젠은 올해 초 금융위원회로부터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매출과 개발비를 과대계상한 사안으로 과징금 25억여 원이 부과됐다. 또한, 감사인 지정 3년, 담당임원 해고 및 직무정지, 내부통제 개선 권고, 각서 제출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받았다. 회계감사인이었던 우덕회계법인에 대해서는 감사절차 소홀로 과징금,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 적립 50%, 씨젠 감사업무 제한 3년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분식회계 사전 방지 위한 재무제표 심사제도
이와 같은 분식 회계를 사전에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2019년부터 재무제표 심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전에 공시된 감사보고서 자료를 토대로 기업 재무제표를 간접적으로 감독하는 회계감리 방식을 개선해 회사 재무제표를 직접 감독하는 재무제표 심사 제도를 추가 도입했다. 이전의 감리 방식은 대형 분식 사건을 대상으로 하고, 조사 결과 발표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개정된 재무제표 심사제도는 심사와 조치를 신속하게 하여 효율적으로 더 많은 기업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제도다.

재무제표 심사제도는 2018년 외부감사법 전면 개정안 중 하나다. 기존 감리 제도가 사후적으로 중대한 분식, 부정을 대상으로 진행해 신속한 정정이 어려워 실효성이 떨어지는 면을 개선하고자 도입됐다. 경미한 회계기준 위반의 경우는 수정공시를 권고하고, 심사 대상을 최대한 넓혀 위반사항이 발견될 시 직접 경고 후 종결할 수 있도록 했다. 회계 정보의 신뢰성은 높이고, 단순 과실일 경우 감리에 따른 조치 및 제재에 비해 기업 부담을 낮추는 것이다.

재무제표 심사기간 또한 최대 3개월로 짧게 정했다. 이는 더 많은 회사의 재무제표를 짧은 기간에 보게 되면서 회사의 재무제표를 감독당국이 들여다볼 빈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계처리기준 위반이 적발될 확률도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2019년 발표한 회계감독 선진화 방안에 의하면, 먼저 재무제표 심사 제도를 도입한 미국의 경우 상장사 재무제표 심사 주기는 3년이다. 국내 상장사의 감리 주기인 20년에 비해 현격하게 심사 주기가 줄어들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매년 발표되는 중점심사 회계 이슈에 주목
중점심사 대상 회계 이슈에 대한 사전예고는 기존에는 매해 12월에 발표해 회사 입장에서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올해는 6개월 앞당겨 6월에 발표했다. 회사와 감사인에게 더욱 주의를 기울이라는 의도로 보인다. 개별 이슈에 대해서는 심사 대상 업종까지 제시하고 있어 참고할 만하다.

발표된 2021년 회계연도 회계 주요 이슈 4가지는 종속·관계기업 투자주식에 대한 손상 처리, 특수관계자에 대한 수익 인식 회계 처리 및 공시, 금융부채 인식 및 측정, 영업이익 표시 및 영업부문 정보다. 이슈별 대상 업종과 내용에 대해 알아보면, 종속·관계기업 투자주식에 대한 손상처리는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종속·관계기업의 손상 징후가 존재함에도 손실을 과소계상하려는 부분에 대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회계분식 고위험 사례로 무자본 인수합병(M&A)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나 주가 조작 등의 요인이 될 수 있어 회계 심사와 별도로 무자본 M&A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시스템과 감시팀을 구축, 운영 중이다.

특수관계자 수익인식 회계처리 및 공시 등에 유의
특수관계자에 대한 수익인식 회계처리 및 공시는 업종을 특정하고 있지 않다. 특수관계자에 대한 밀어내기 의심 매출, 매출 거래처인 해외 법인의 특수 관계 여부 공시 등은 최근 바이오·제약 업종에서 의심 사례들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부채 회계 이슈는 주주간 약정, 지급보증계약 등과 관련된 금융부채와 경영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약정 등이 공시 누락되는 오류사례들로 인한 것이나 심사대상 업종에는 바이오·제약 업종이 포함되진 않았다. 다만 바이오·제약 업종에도 메자닌 투자가 많고, 다양한 계약 및 약정 사항이 있는 만큼 유의할 내용이다.

영업이익 표시 및 영업부문 정보 공시는 재무구조 취약 회사가 관리종목지정 회피 등의 목적으로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할 요인에 대한 것으로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한다. 이익이 나기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바이오산업의 경우 관리종목 지정 위험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특히 유의할 사항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관련 이슈는 회계적인 꼼수가 가장 많을 수 있는 부분이다. 영업 손실을 영업외손실로 하기 위해 계정분류를 조작하거나, 모회사 비용을 자회사에 전가해 연결기준은 변동이 없으나 별도 기준은 이익이 되게 하는 등,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의 유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의심 정황을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감사인 지정과 관련하여 중소·중견 회계법인이 지정된 대기업들 중 다수가 오히려 빅4로 상향 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까다로운 감사인으로 인한 리스크가 허술한 공시로 인한 리스크보다 낫다고 본 것이다.

모든 회사가 제도와 사회의 변화에 뒤쳐짐 없이 적응하기를 바란다.
[바이오 회계 상담] 바이오기업 기말 결산 시 고려할 중점심사 회계 이슈
<저자 소개>

[바이오 회계 상담] 바이오기업 기말 결산 시 고려할 중점심사 회계 이슈
김봉수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삼일회계법인, PWC 컨설팅을 거쳐
현재 안세회계법인 상무로 재직 중이다. 법원 특수분야 감정인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주로 바이오 기업의 회계를 담당하고 있다.



*이 글은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2021년 12월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