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로 만든 꽃밭…조성희 학고재 개인전
한지를 오려 꽃잎을 만들고 한지 조각을 말아 꽃대를 만든다.

캔버스 위에 꽃대를 세우고 한지 꽃잎을 붙인다.

수천 개에서 수십만 개의 한지 조각으로 만든 꽃밭이 화면에 펼쳐진다.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조성희(72)의 개인전 '상상의 영역'은 일종의 수행처럼 한지 조각을 하나하나 오리고 붙이는 작업 끝에 완성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해온 작가는 한국 전통의 감수성에 개인적 서사를 녹여낸 작품으로 최근 뉴욕 오페라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전시 주제는 유년 시절이다.

유난히 꽃을 좋아한 아버지가 가꾸던 아름다운 정원과 창호지를 바른 창으로 둘러싸인 한옥에서의 기억을 되살렸다.

아버지의 정원에서 뛰어놀던 기억과 어머니와 함께하던 종이 놀이가 작업의 바탕이 됐다.

서양화를 주로 그리던 조성희는 2010년 무렵 한지를 사용한 콜라주 작업을 시작했다.

우연한 계기로 한지 조각을 캔버스에 붙이는 순간 유년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났고, 이후 한지를 오리고 말아 캔버스에 꽃밭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단색 작업뿐만 아니라 높낮이가 다른 꽃대에 다양한 색채의 꽃잎을 붙여 한층 입체적인 작품까지 회화 18점이 소개된다.

우주 속 무수한 '집'들을 상징하는 사각형 나무 조각을 겹겹이 쌓은 설치 작품 '상상의 영역'도 전시된다.

전시는 다음 달 31일까지이며, 온라인 전시장 학고재 오룸에서도 작품을 볼 수 있다.

한지로 만든 꽃밭…조성희 학고재 개인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