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통이 절실한 이유?

<앵커>

다음 키워드는 '소통이 절실한 이유?' 입니다.

<기자>

네. 요즘 기업의 수장이 젊은 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일을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키워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을 얘기하는 겁니까?

<기자>

바로 전기차 배터리 회사로 잘 알려진 LG에너지솔루션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권영수 부회장이 전 세계 2만 4,000명의 직원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엔톡'을 개설했습니다.

업무와 관련해 하고 싶은 모든 종류의 의견을 직접 등록할 수 있다는데,

개설 첫날에는 "CEO의 MBTI를 알려달라"는 등의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앵커>

2만 4,000명의 의견을 다 읽어보려면 부회장님 잠 잘 시간도 없겠는데요?

<기자>

요즘에는 리버스 멘토링이라는 것도 뜨고 있다고 합니다.

리버스 멘토링이란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기존 멘토링의 반대로 젊은 사원이나 대리급이 고위 경영진을 지도하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하현회 전 부회장을 비롯해 각 부문 임원 10명이

신입사원 20명으로부터 'MZ세대 언어와 소통방법' 등과 관련한 코치를 받았다고 합니다.

<앵커>

사실 직원과의 소통은 CEO의 기본적인 덕목일 텐데 말이죠.

MZ세대한테만 유독 소통을 늘리는 이유를 뭐라고 해야 할까요.

<기자>

기업들이 MZ세대를 주축으로 한 직원들의 변화 요구에 직면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올해 초 SK하이닉스에서는 연봉의 2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하자 실적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점을 두고 논란이 됐고,

삼성전자에서도 각 사업부문 별로 성과급 격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보수적인 사내문화와 경영진과 직원들 간 소통 부족 등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죠.

여기에 국내 최대 IT기업인 네이버에서는 한 직원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게 근로 환경과 사내 조직문화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MZ세대들은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서 그런지 서로 연봉이나 처우에 대한 정보공유도 상당히 활발한 것 같고 말이죠.

의견표명도 기성세대보다 훨씬 분명한 것 같아요.

<기자>

MZ세대는 부당하거나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면 자기 목소리를 내는 세대로 알려집니다.

임금의 많고 적음 뿐만 아니라 임금 결정 과정의 투명성에까지 관심을 갖는 것이 그 이유죠.

이들은 이외에도 근로환경과 고용조건, 사내문화 등으로 광범위한 분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런 소통흐름이 위에서 먼저 손을 내밀었다기보다는 아래에서 목소리를 높이면서 시작된거다 이렇게 봐야 할까요?

<기자>

반드시 또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MZ세대가 더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있지만 기업 차원에서도 직원들을 붙잡아야하는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IT나 AI처럼 미래가 유망한 핵심 기술 산업에서는 구인난이 심각합니다.

직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면 좋은 인재를 놓칠 수 있다는 절박감이 소통행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요즘 판교에서 나타나고 있는 개발자 모시기 경쟁도 그렇고,

기업들의 출혈 경쟁이 되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겠는데요?

<기자>

네, 실제 지난 6월 기본급 8% 인상을 결정했던 SK하이닉스는 연말을 앞두고 성과급 고민에 빠졌습니다.

"연말 성과급으로 또 자사주를 지급하면 단체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말이 돈다고 하죠.

지난 3월 임금을 9% 인상했던 LG전자는 지난달 성과급 체계를 개편했습니다.

사업 부문별이 아닌 회사 전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본적으로 적용한다는 파격적인 안입니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런 과도한 임금인상이 실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직원의 이탈을, 다른 한쪽에서는 과도한 인건비 부담을 염려해야 하는 기업들은 고민이 깊은 모습입니다.

<앵커>

기업이 젊은 인재가 필요한 이유는 앞으로 미래 먹거리들이 주로 그들로부터 나오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무작정 처우만 놓고 업체들끼리 치킨게임을 할 게 아니라,

청년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근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더 먼저가 아닐까 싶네요.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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