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8살 딸의 아빠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네티즌들에게 응원을 요청했다. "이젠 너무 무섭고 힘들다"며 항암 치료를 멈춰달라고 한 딸에게 아직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항암 치료 중인 8살 딸아이가 그만하고 싶다고 해요.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횡문근육종으로 항암 치료 중인 8살 딸의 아빠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2020년 5월 방광 쪽에서 (횡문근육종을) 발견한 뒤 항암 치료를 하던 중 올해 5월 간과 횡격막 사이에 재발해 다시 또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며 "희귀암이고 소아다 보니, 항암제도 한정적이고 임상도 거의 없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어른도 힘들다는 독한 항암 치료를 쉬지 않고 한 지 1년 반이 지났다. 치료 부작용으로 밤낮 가릴 것 없이 응급실 간 적도 수없이 많다"며 "주변 분들의 많은 도움으로 잘해 왔는데, 정말 열심히 해 왔는데, 이놈의 암은 지치지도 않는지 23차례가 넘는 항암 치료와 방사선 23회, 9번의 항암제 변경에도 계속 버티고 자라나고 전이까지 됐다"고 했다.

이어 "이젠 치료의 목적보다 완화의 목적으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으로 새로운 조합을 시작했는데 복수가 찬다"며 "복수 때문에 힘들어 눕지도 못한 채 앉아서 잠든 딸을 보면 억장이 무너지곤 한다. 교수님 말로는 약이 잘 맞으면 복수도 자연 흡수가 될 거라고 했는데 다시 차오르니 너무 속상하고 아이가 너무 힘들어한다"고 했다.

A 씨는 "딸이 '이젠 너무 무섭고 힘들다'며 항암 치료를 그만하고 싶다고 말한다. 항상 엄마 아빠 먼저 생각하고 이쁨받고 싶어서 열심히 할 거라고 힘내던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계속 얘기를 할까"라며 "어느 날은 저녁에 퇴근 후 집에 갔는데, 딸이 애착 인형에게 말하는 소릴 들었다. '딸기야. 네가 약 좀 찾아줘. 하늘에 가서 약 좀 찾아줘'라고 했다. 그 소리를 듣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힘들어하는 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저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고 바보 같다"며 "지금까지 혼자 잘 싸워주고 있는 제 딸에게 용기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있다는 걸 딸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올라온 이 글에 네티즌들은 2시간 만에 500개가 넘는 댓글을 달며 A 씨와 그의 딸을 응원했다. 네티즌들은 "이쁜 따님의 완쾌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어떤 말로 위로가 될 수 없고 그 마음을 감히 제가 이해하기 어렵지만 꼭 완쾌를 기원한다", "힘내라", "기적이 일어나길" 등의 댓글을 달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