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각의 신임을 묻는 제49회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여당이 압승했다. 기시다 내각이 국정 운영에서 힘을 받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시행된 총선에서 자민당은 전체 의석 465석 가운데 261석을 얻어 단독 과반과 절대 안정 의석(261석)을 동시에 확보했다. 절대 안정 의석은 17개 의회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독식하고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차지할 수 있는 의석수다.

자민당은 선거 전 276석에 비해 15석 줄었지만 의석수가 30석 안팎 줄 것이라는 예상보다는 선전했다는 평가다. 연립여당인 공명당도 32석을 얻어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전체 의석의 63%인 293석을 차지하게 됐다. 기시다 총리는 특별국회에서 제101대 총리로 다시 선출된다.

기시다 총리는 집권한 지 열흘 만인 지난달 14일 의회를 해산하며 총선 일정을 앞당겼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을 기시다 총리 내각에 대한 신임 투표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부터 기시다 총리까지 9년여 동안 이어진 자민당 1강 정치 체제를 평가하는 선거이기도 했다. 자민당은 2012년 정권 탈환 이후 치러진 네 차례의 총선에서 모두 단독 과반을 달성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번 총선에서의 주인공은 41석을 차지한 우익 성향 정당인 일본유신회란 분석도 나온다. 의석수를 기존(11석)의 3.7배 수준으로 늘려 공명당을 누르고 단숨에 제3당으로 도약했다. 단독으로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21석을 넘어서 개헌 논의 등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일본유신회는 자민당과 같이 개헌 찬성파이지만 기시다 총리가 내건 분배 중시의 ‘새로운 자본주의’에 대해선 비판의 시각도 드러내고 있다. 일본유신회는 “분배를 위해서는 개혁이 먼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민당에 개혁 마인드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방법 등으로 표심을 공략해 이번 총선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맹진규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