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서울공항 ADEX 에어쇼 현장에 9세 최윤수군 초청…모친 편지가 계기
희귀암 투병 어린이, 일일 블랙이글스 요원되다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입니다!'
개최 나흘째를 맞은 22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의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21) 야외 행사장.
에어쇼 대형을 갖춰 이륙 준비를 마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한 어린이의 특별한 내레이션과 함께 활주로를 힘차게 날아올랐다.

내레이션의 주인공은 '일일 블랙이글스 요원'으로 임명된 경기도 김포에 사는 최윤수(9) 군이다.

공군은 이날 희귀 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최군이 블랙이글스 에어쇼를 관람할 수 있도록 특별 초청했다.

평소 유별나게 항공기를 좋아하는 최군의 소원은 에어쇼에 가서 블랙이글스의 공중기동을 직접 관람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에어쇼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좀처럼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최군이 지난달 '랑게르한스 세포 조직구증'이라는 희귀 소아암 진단을 받으면서 먼 거리 이동도 쉽지 않게 됐다.

이런 사연은 그의 모친이 내달 경남 사천에서 블랙이글스 에어쇼가 열릴 예정이라는 공지를 보고 이달 중순 사천에어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운영자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에 공군 측은 김포에 사는 최군을 상대적으로 가까운 서울공항 ADEX 행사장으로 초대했다.

이날 오전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최군은 '일일 블랙이글스 요원'으로 임명되어 자신의 이름표가 부착된 공군 조종복을 착용하고 비행을 제외한 비행 전 브리핑부터 내레이션까지 에어쇼 전 과정을 함께 했다.

조종사들과 함께 미니버스를 타고 서울공항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블랙이글스 항공기가 있는 주기장으로 이동한 뒤 조종사가 항공기 시동을 거는 과정도 지켜봤다.

최군은 블랙이글스가 이륙을 위해 지상활주를 하는 동안 비행통제부스로 이동해 조종사들에게 지상교신장비를 이용해 '힘내세요! 파이팅!'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에어쇼 종료 후 조종사들을 다시 만난 최군은 "블랙이글스 조종사도 너무 멋있었지만, 에어쇼는 정말 최고였다"며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기뻐했다.

김창건 블랙이글스 비행대장(중령)은 "오늘 희귀 소아암을 앓고 있는 최윤수 어린이에게 소중하고 특별한 선물을 해준 것 같아서 매우 뜻깊고 보람있게 생각한다"며 "윤수가 하루빨리 완쾌하기를 팀원 모두와 함께 한 마음으로 기원하며, 오래도록 블랙이글스의 든든한 팬으로 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