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출신 칼 던햄(왼쪽)과 아내 린다 던햄(오른쪽). [사진=폭스 뉴스 홈페이지 캡처]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출신 칼 던햄(왼쪽)과 아내 린다 던햄(오른쪽). [사진=폭스 뉴스 홈페이지 캡처]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돌파감염된 미국의 한 부부가 1분 간격으로 나란히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은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출신 칼 던햄(59)과 아내 린다 던햄(66)이 투병 3주 만에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부부는 이달 초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부의 딸 사라 던햄은 "가족 캠핑 전 아버지가 전화를 해 몸이 안 좋다고 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캠핑을 떠났는데 여행 셋째 날 어머니도 감기에 옮은 것 같다고 하면서 두 분이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부부는 인공호흡기 없이는 숨을 쉬지 못할 만큼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의료진은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으며 곧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해야 할 것 같다고 가족들에게 통보했다. 결국 지난 26일(현지시간) 오전 11시7분께 남편이 먼저 눈을 감았고 1분 만인 11시8분 아내가 숨을 거뒀다.
[사진=폭스 뉴스 홈페이지 캡처]
[사진=폭스 뉴스 홈페이지 캡처]
한 번에 부모를 잃은 딸 사라는 "아버지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며 자신을 어머니가 있던 입원실로 옮겨달라고 했다더라"며 "아마도 아버지가 죽음을 직감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평소 아버지에게 '나보다 먼저 떠나라. 당신이 떠나면 내가 금방 뒤따라가겠다'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는데, 어머니는 그 약속을 지키기라도 하는 듯 아버지의 숨이 멎은 뒤 눈을 감았다"고 슬픔을 표했다.

이들 부부가 어떤 백신을 접종했는지, 부스터샷(추가접종)은 맞았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모두 마쳤기 때문에 이들 부부의 돌파감염에 대한 가족들의 충격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은 "코로나19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에 화가 난다"며 "부부의 사례는 당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