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경기 1승 2무 상승세…9위 KIA에 3경기 차 추격
성적포기 '탱킹'은 생각 안해…"최우선 과제는 우리 선수들의 성장"

'고교 최대어 나오는데'…한화 이글스, 꼴찌 탈출 페이스
프로야구 최하위인 한화 이글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큰 격차로 최하위 자리에 머물러있던 한화는 최근 3경기에서 1승 2무를 기록하면서 3연패에 빠진 9위 KIA 타이거즈를 3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한화의 팀 분위기는 밝다.

닉 킹험, 라이언 카펜터, 김민우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이 탄탄하고 강재민, 정우람, 김범수 등이 버티는 불펜은 견고하다.

야수들도 힘을 내고 있다.

최근 부상으로 빠졌던 주전 내야수 노시환이 복귀한 데다 정은원, 최재훈, 하주석, 김태연 등 주축 선수들의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다.

한화는 34경기, KIA는 43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최종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화가 탈꼴찌에 성공하면 2년 연속 최하위 수모를 벗게 된다.

그런데 한화의 탈꼴찌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한화 팬들도 제법 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을 노릴 게 아니라면 올 시즌엔 최하위를 기록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덕수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초고교급 투수 심준석 때문이다.

심준석은 1학년 때부터 시속 150㎞ 중반대 강속구를 던진 특급 유망주다.

구위가 매우 뛰어난데다 신장 193㎝의 우람한 체격 등을 갖춰서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평가받는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카우트 팀은 심준석을 내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가정하고 있다.

내년부터 신인드래프트는 전면 드래프트로 시행되기 때문에 올 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팀이 심준석을 지명할 수 있다.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고교 최대어 투수 문동주(광주진흥고), 박준영(세광고)을 지명한 한화는 내년 심준석까지 영입하면 화려한 유망주 라인업을 갖춘다.

이쯤 되니 일각에선 한화가 '탱킹'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탱킹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톱클래스 급 선수를 뽑고자 일부러 성적을 포기해 낮은 순위로 추락하는 전략을 뜻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선 자주 볼 수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수년간 거물 유망주를 붙잡아 단숨에 강팀으로 도약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화는 탱킹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

우수한 미래자원 한 명을 뽑는 것보다 현재 구성원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한화는 2000년대 후반부터 오랜 암흑기를 거치면서 선수단 내부에 짙은 패배 의식이 깔렸다.

선수들은 자신감을 잃고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을 자주 보이면서 힘든 세월을 보냈다.

한화는 이런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오랫동안 몸담았던 고참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는 등 살을 깎는 리빌딩 과정을 거쳤다.

현재 한화에 필요한 건 '승리하는 법'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수베로 한화 감독도 "현재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라며 "선수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