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투표율 1999년 이래 최저 42% 기록"
'민주파 출마자격 박탈' 마카오 의회선거서 백지·무효표 급증
민주 진영 정치인들이 대거 선거 출마 자격을 박탈당한 채 치러진 마카오 의회 선거가 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백지표와 무효표가 급증했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13일 보도했다.

HKFP는 마카오 선거관리위원회의 자료를 인용, 전날 치러진 마카오 의회인 입법회 선거의 투표율이 1999년 마카오가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최저 수준인 42%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는 직전인 2017년 선거 때의 투표율 57%보다 15%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또한 백지투표가 3천141표로 4년 전 선거 때의 922표보다 3배 이상 늘어났으며, 무효표는 4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HKFP는 전했다.

HKFP는 "21명의 민주진영 후보가 출마 자격을 박탈당한 후 치러진 마카오 입법회 선거가 사상 최저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하고 백지표와 무효표가 급증했다"며 "그러나 당국은 이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악천후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7월 마카오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자격 심사를 거친 결과 총 21명이 마카오 기본법을 옹호하지 않고 중국의 일부인 마카오 특별행정구에 충성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들의 입법회 의원 선거 자격을 박탈했다고 발표했다.

21명은 모두 민주진영 후보로, 선관위는 자격 박탈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HKFP는 전했다.

마카오 선관위는 낮은 투표율에 대해 "홍콩과 대만, 중국 본토에 거주하는 많은 마카오 주민들이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정책 탓에 투표하러 오지 못했다"며 "선거일의 기온이 높고 뇌우로 인해 날씨가 나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HKFP는 "마카오에서 코로나19 환자는 6주 전에 마지막으로 보고됐으며 현재까지 누적 환자는 63명"이라며 "선거일의 기온은 34도였다"고 전했다.

마카오 입법회 의석은 총 33석으로 이중 직선제로 선출되는 자리는 14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