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좌·우타자 의식 하지 않아요…목표는 늘 최소 실점"
한화 이글스는 이민호(20·LG 트윈스) 공략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이민호는 한화의 파격적인 라인업에도 무덤덤했다.

우타자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포수 요원 최재훈을 1번 타자로 내세워 흔들어보려고 해도 이민호는 평정심을 유지했다.

이번에도 이민호의 승리였다.

이민호는 1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볼넷은 1개만 내줬고, 삼진은 8개나 잡았다.

이민호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한화 타자들은 2루조차 밟지 못했다.

LG는 한화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민호의 한화전 개인 통산 성적은 4승 평균자책점 0.55, 시즌 상대 성적은 4승 평균자책점 0.36이 됐다.

경기 뒤 만난 이민호는 "한화 타선의 변화를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왜 (좌타자) 정은원 선배가 라인업에서 빠졌을까'라는 생각만 했다"며 "내가 우타자에 약하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 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이민호가 우타자에게 피안타율이 높았다.

우리가 약했던 투수를 공략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우타자 8명 기용'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민호는 경기 전까지 올해 우타자 피안타율이 0.263으로, 좌타자 피안타율(0.201)보다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좌타자 피안타율(0.305)이 우타자 상대 기록(0.202)보다 높았다.

이민호는 "작년에는 지금보다 제구에 더 자신이 없었고, 좌타자를 상대할 때 어려움을 느꼈다"며 "올해는 좌우 타자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실제 이민호는 우타자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날 한화 우타자 중 이민호에게 안타를 친 선수도 없었다.

1안타는 좌타자 하주석이 만들었다.

이민호 "좌·우타자 의식 하지 않아요…목표는 늘 최소 실점"
이민호는 주위의 격려 속에 자신감 있게 경기를 준비했고, 거침없이 투구했다.

그는 "어제(9일) 캐치볼을 할 때부터 투구 밸런스가 좋았다.

(포수) 유강남 선배가 '네 공을 쉽게 칠 타자는 없다.

몸의 중심 이동만 신경 쓰면서 자신 있게 붙어'라고 조언하셨다"며 "토종 선발투수 중 최고참인 임찬규 선배는 나를 포함한 후배 선발들을 모아놓고 '우리 불펜진이 좋으니까, 선발들이 실점을 최소화하고 마운드를 넘기자'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 앤드루 수아레즈도 '영건' 이민호에게 메이저리그 투수의 영상 등을 보내주며 성장을 돕는다.

한화전 성적이 특히 좋긴 하지만, 이민호는 최근 점점 던지는 재미를 느낀다.

지난달 27일 삼성 라이온즈전(8이닝 4피안타 1실점), 이달 2일 NC 다이노스전(5이닝 5피안타 무실점)에 이어 이날까지 3경기 연속 선발승을 따내며 시즌 7승(6패)째도 챙겼다.

이민호는 "경기 중에 잘 던지다가도 무너지곤 했는데 최근 3경기에서는 그런 기복이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프로 2년 차인 이민호는 아직 완투해본 적이 없다.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도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완투와 10승을 욕심내지 않는다.

이민호는 "우리 팀 불펜이 좋으니, 나는 최소 실점으로 막는 게 더 중요하다"며 "10승도 채우면 좋겠지만, 내가 등판하는 날에 팀이 승리하는 게 더 좋다"고 했다.

그러나 이민호를 향한 LG 더그아웃의 기대감은 더 커진다.

류지현 LG 감독은 "이민호가 올 시즌 가장 완벽한 투구를 했다.

공격적인 투구를 펼쳐, 공 90개로 7이닝을 막았다"며 '긴 이닝'을 던진 영건을 칭찬했다.

이민호가 투구 수를 더 줄이면, 류 감독이 그에게 완투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