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0%를 향하여·손끝에 빛나는 나비

▲ 머드 =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물원에서 태어나 자란 보니는 어릴 때부터 환청에 시달려 정원의 식물들을 친구로 삼고 살아온 외로운 소녀다.

보니가 스무 살이 되던 해 아빠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장례식이 열리기 전날 밤 찰흙 덩어리 같은 괴생명체 '머드'를 만난다.

외계에서 온 머드는 동료가 올 때까지 머물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보니가 이를 들어주면서 소녀와 외계 생물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그리고 너무도 다른 둘의 관계는 놀라움과 경계에서 점점 사랑으로 바뀌어 간다.

머드는 인간을 포함해 모든 생물체의 모습으로 외형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녔지만, 시각이나 청각 대신 오직 진동으로만 외부 세계를 느낀다.

그래서 머드에게 인간의 미적 기준이나 성별은 의미가 없다.

보니는 뜻밖의 존재와의 첫사랑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 욕망과 상처를 이해하고 성장해 나간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인간이 사랑을 통해 온전히 성장할 수 있음을 말한다.

지난 2012년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온 이종산의 네 번째 장편소설이다.

이종산의 다른 작품으로는 장편 '코끼리는 안녕', '게으른 삶', '커스터머'와 에세이 '식물을 기르기엔 난 너무 게을러'가 있다.

안전가옥. 400쪽. 1만3천 원.
[신간] 머드
▲ 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 = 한때 인정받던 홍보 전문가 앨리스는 결혼 이후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됐다.

빨리 아이를 갖길 원하는 남편과 달리 스물아홉 살 앨리스는 아직 임신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어느 날 앨리스는 집 지하실에서 오래된 책 '모던 주부를 위한 요리책'을 발견한다.

책의 주인은 1955년 이 집에 살았던 스물셋 넬리. 재능 많은 넬리였지만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편 리처드와 결혼을 선택하고 행복한 가정을 위해 최고의 주부가 되려고 애썼던 여자였다.

소설은 60년 넘는 시차를 두고 낡은 요리책을 매개로 소통하는 두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 독자들이 '완벽한 아내'가 되는 대신 자신의 욕망을 좇아 독립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이 적용되는 현재와 달리 여성이 여러 면에서 차별받았던 1950년대에도 독립적 자아를 꾸준히 키웠던 넬리로부터 앨리스는 용기와 연대감을 느낀다.

아이를 가질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앨리스는 임신 계획을 밀어붙이는 남편을 부담스럽게 느낀 끝에 모종의 비밀 계획을 실천하기로 마음먹는다.

캐나다 여성 작가 카르마 브라운의 장편소설이다.

김현수 옮김.
창비. 452쪽. 1만7천 원.
[신간] 머드
▲ 0%를 향하여 = 2018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이제의 첫 소설집. 그는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이기도 하다.

'셀룰로이드 필름을 위한 선'을 비롯해 일곱 편의 짧은 소설이 실렸다.

방황하는 젊음의 무기력과 좌절을 그리면서도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는 인물들이 생생하게 움직인다.

문학과지성사. 384쪽. 1만4천 원.
[신간] 머드
▲ 손끝에 빛나는 나비 = 일본이 조선과 중국 등을 강점하며 동아시아를 지배하던 시절의 로맨스를 그린 인기 웹소설을 단행본으로 펴냈다.

경성의 모던 카페 무용수 소혜와 독립운동가 우건의 사랑을 암흑기 시대극의 요소를 담아 재미있게 풀어간다.

이은비가 썼다.

R&Moon. 544쪽. 1만3천 원.
[신간] 머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