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만은 꼭…” > 이가영이 27일 강원 춘천 제이드팰리스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 2021’ 2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 “이번만은 꼭…” > 이가영이 27일 강원 춘천 제이드팰리스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 2021’ 2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이가영(22)이 다시 한 번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27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한화클래식(총상금 14억원)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치며 김지현(30)과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직전 대회인 하이원리조트 오픈에서 마지막 날 역전패를 당한 아픔을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춘천에서도 이어진 ‘이가영의 시간’

이가영은 지난 24일 막을 내린 하이원리조트 오픈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1·2라운드 연속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선두로 치고 나가 3라운드까지 내내 리더보드 최상단을 지켰다. 하지만 마지막 4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아깝게 프로 데뷔 첫 승을 놓쳤다. 지난달 4일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도 마지막 날 8언더파를 몰아치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갔다. 하반기 들어서만 두 대회 연속 우승 경쟁에 나서며 ‘이가영의 시간’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이날 강원 춘천 제이드팰리스GC(파72·6735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도 이가영은 내공이 단단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날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은 데 이어 이날은 버디 5개에 보기 1개를 기록했다. 대회장인 제이드팰리스GC는 난도 높은 코스로 악명이 높다. 전장은 길고 러프는 깊다. 그래도 이가영은 이틀 동안 보기 1개로 막아내며 다시 한 번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불과 나흘 전에 겪었던 역전패의 흔적은 보기 어려웠다.

이가영은 경기를 마친 뒤 “역전패의 아픔은 다음날 바로 잊었다”며 털털하게 웃었다. 그는 “뭐든 맘에 담아두지 않는 편”이라며 “실패를 통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KLPGA 정규투어 데뷔 3년차인 그는 “경험이 쌓이면서 더 성숙해졌다”고 자평했다. 최근 들어 샷감이 좋긴 하지만 여전히 결정적인 순간에 나오는 실수가 뼈아프다. 하이원리조트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짧은 퍼트를 두 번이나 놓치며 통한의 더블보기를 기록한 순간이 대표적이다. 이가영은 “실수를 줄이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 짧은 퍼트 위주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첫 승을 위해 이가영은 “더 독하게 치겠다”며 웃었다. 그는 “2라운드까지 페어웨이를 딱 한 번 놓쳤을 정도로 티샷이 잘됐다”며 “핀 위치가 더 어려워지는 3라운드부터는 실수를 줄이는 안전한 플레이를 하겠다”고 전략을 밝혔다.

○스폰서 대회에서 부활 알린 김지현

김지현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뽑아내며 이가영과 공동선두에 올랐다. 2019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통산 5승 고지에 오른 이후 2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자신의 메인스폰서인 한화큐셀이 주최하는 대회에서 부활을 노리는 셈이다. 그는 “시즌 초반에 팔과 손목을 살짝 다쳐 샷이 좀 안 됐지만 최근에 다시 좋아졌다”며 “스폰서인 한화 대회에서 직원 분들의 응원을 많이 받으니 우리집에 온 느낌이 들어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후원사 대회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우승도 노려보겠다는 각오다. 그는 “제가 원래 갖고 있는 드로 구질을 버리고 보다 과감하게 코스를 이용하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비도 내리고 러프가 길어져서 더 어려워지겠지만 욕심 내지 않고 코스에 맞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예림과 이다연이 나란히 3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 공동 3위로 선두를 바짝 추격했다. 전날 이븐파로 다소 아쉽게 마무리했던 장하나는 하루에만 5타를 줄이며 단숨에 공동 5위로 올라섰다.

춘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