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트레이너 갤럭시 워치4…디자인·휴대성 끝판왕 Z플립3
삼성전자가 지난 11일 갤럭시 Z폴드3, 갤럭시 Z플립3, 갤럭시 워치4를 내놨다. 폴드3와 플립3는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이다. 워치4는 스마트워치다. 이들 제품을 9일간 기자가 직접 써봤다.

손목 위 건강관리사 갤워치4

맞춤형 트레이너 갤럭시 워치4…디자인·휴대성 끝판왕 Z플립3
가장 만족스러운 제품은 워치4였다. 스마트워치 최초로 체성분을 측정할 수 있다. 시계 오른쪽 버튼 두 개를 동시에 누르면 체지방률, 체지방량, 골격근량, 체수분, 체질량지수(BMI), 기초대사량을 알려준다. 약 15초면 결과가 나온다. 헬스장이나 보건소에 가지 않아도 내 몸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다. 측정된 값은 대형 체성분측정기로 잰 평소 수치와 거의 비슷했다.

운동 기록도 꼼꼼히 관리해줬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근력 운동 등을 시작하면 자동으로 운동 시간과 심박수, 페이스 등을 기록한다. 달리기는 좌우 비대칭 정도, 체공 시간, 규칙성 등이 좋은지 나쁜지도 분석해줬다. 이 덕분에 나도 모르게 오른쪽으로 쏠린 달리기 자세를 고칠 수 있었다.

워치4는 ‘걸음 수 6000보, 활동 시간 90분, 칼로리 소모 500㎉’라는 하루에 채워야 할 목표를 제시해주고, 이를 실시간으로 기록했다. 한 시간 이상 활동이 없으면 “움직일 시간이에요”라는 알림이 왔다. 체성분 측정과 운동·활동 기록이 꼼꼼히 이뤄지니 “운동, 건강 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자극이 왔다.

워치4는 수면 측정도 지원한다. 코골이, 수면 중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이 이번에 추가됐다. 평소 코골이를 안 한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30분~1시간 정도 코를 곤다는 결과가 나와 충격받았다.

기대를 모았던 혈당 측정 기능이 빠진 점은 아쉬웠다. 혈당은 당뇨 환자뿐 아니라 상당수 중장년층이 관심이 많은 건강 지표라 더 그랬다.

다소 투박했던 전작들에 비해 디자인도 세련미를 더했다. 신작은 알루미늄 소재로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워치4와 스테인리스 소재 고급스러운 느낌의 워치4 클래식 2종으로 나왔다. 두 제품 다 시계 본체의 두께가 얇아졌다. 스트랩과 본체 연결 부분에 틈이 거의 없어졌다. 워치3는 오른쪽 버튼이 많이 튀어나온 편이었는데, 이번엔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얇아졌다. 이런 변화들이 어우러져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 됐다.

갤럭시 워치 전작은 화면을 조작할 때 느리고 버벅거린다는 평가가 있었다. 신작은 전반적으로 작동이 빠르고 부드러워져 불편함을 거의 못 느꼈다. 가격은 26만~42만원으로 워치3(42만~52만원)보다 저렴해졌다.

더 예뻐진 Z플립3

갤럭시 Z플립3는 위아래로 접히는 폴더블폰이다. 접으면 한손에 쏙 들어오는 휴대성과 감각적인 디자인이 장점이다. 신작은 장점을 더 강화했다. 접었을 때 하단에 간단한 알림이 뜨는 ‘커버 디스플레이’가 전작보다 약 4배 커졌는데, 이게 디자인과 사용성을 다 잡은 한 수가 됐다. 검은색 디스플레이와 위쪽 커버의 그린 색상이 어우러져 감각적인 투톤 디자인이 됐다. 커버 색상은 팬텀 블랙, 라벤더, 그레이, 핑크, 화이트가 있다.

커버 디스플레이에는 시간은 물론 문자 메시지, 날씨, 유튜브 뮤직, 녹음 등 위젯이 나온다. 삼성페이까지 지원해 폰을 닫은 채 결제가 가능했다. 접은 채 전원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셀프 카메라 촬영도 할 수 있다.

폰을 펼치면 폴더블폰 특유의 경험을 할 수 있다. 90도로 세워놓고 카메라를 켠 뒤 ‘치즈’ 등 말을 하면 손을 전혀 쓰지 않고도 사진이 찍혔다. ‘멀티 액티브 윈도’ 기능을 통해 위아래 화면을 분할해 쓸 수도 있다. 위에선 동영상을 보고 아래에선 웹 검색을 하는 식이다.

좌우로 접히는 Z폴드3는 펼쳤을 때 7.6인치 큰 화면이라 멀티 태스킹 기능이 극대화됐다. 화면을 세 개까지 분할해 쓸 수 있다. 사진을 촬영하면서 아래 화면에서 찍은 사진을 바로 볼 수 있는 기능도 좋았다. 웹 쇼핑을 할 때 관심 있는 제품의 사진 등 링크를 눌러 오른쪽 모서리로 보내면 오른쪽 화면에 관련 정보가 상세하게 나오는 점도 신기했다. 무엇보다 큰 매력은 화면에 필기할 수 있는 ‘S펜’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손으로 쓸 수 있고, 동영상을 보면서도 S펜으로 메모할 수 있다.

새로 들어간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 기능은 생각보다 인상적이지 않았다. 폰 화면에 카메라 구멍을 보이지 않게 하는 기술이다. 실제로 보니 픽셀 구조의 구멍이 남아 있어 큰 변화를 못 느꼈다. 두껍고 무거운 점은 부담스러웠다. 전작보다 11g 가벼워졌다지만 여전히 271g으로 보통의 스마트폰보다 100g 이상 무겁다.

폴드3 가격은 내장 메모리 256기가바이트(GB) 모델은 199만8700원, 512GB 모델은 209만7700원이다. 5만5000원 S펜 폴드 에디션은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플립3는 125만4000원이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