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 50% 초과를 놓고 “예상보다 빠른 진도”라고 평가하자 야당이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등은 루마니아로부터의 백신 지원과 관련, “오히려 사과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백신 1차 접종률 50%를 넘어서자 자화자찬을 반복했다”며 “폐기 직전의 백신을 다른 나라로부터 들여와야 하는 굴욕은 대통령의 예상보다 어떠한지 대답해보라”고 촉구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루마니아 정부가 폐기 직전의 모더나 백신 45만 회분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한국에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국민은 허탈하고 황망하기만 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모더나 백신 도입 물량이 반 토막 나 접종이 차질을 빚은 데 대해서는 사과 한마디가 없다”며 “국민의 분노만 쌓여간다. 지도자가 무능하면 국민이 고생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동냥하듯이 백신을 구하지 말고 진작 좀 백신 선진국과 교섭해서 구하지 그랬느냐”며 “선진국으로 올라서고도 저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용빈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루마니아와의 국제공조도 흠집 내면서 외교적 결례를 버젓이 저지르는 제1야당의 속 좁은 행태가 부끄럽다”고 맞받았다.

문 대통령은 전날 SNS 메시지를 통해 “50%가 넘는 국민들이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마쳤고 2차 접종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며 “예상보다 빠른 진도여서 이 추세대로라면 추석 전에 전 국민의 70%가 1차 접종을 마치고, 9월 말까지 2차 접종도 50%에 육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 확산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빠르게 검사하고 빠르게 치료하는 K방역을 유지하면서 주요 국가들 가운데 신규 확진자 수와 치명률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