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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법치 비웃는 민주노총 위원장, 언제까지 지켜만 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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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찰의 구속 시도를 비난하며 ‘10월 총파업’ 준비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제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법 위반 사실을 모두 인정했음에도 무조건 구속 수사를 하겠다는 상황이 부당하다고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달 조합원 8000여 명을 동원해 방역망을 무너뜨리고 서울 도심에서 불법 시위를 벌였다. 그리고는 경찰 소환조사를 한 달 동안 무시하더니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도 거부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지 닷새가 지난 어제는 버젓이 기자간담회까지 열었다. 피의자가 기자간담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 같은 일이다. “잡을 수 있으면 잡아 보라”는 식으로 대놓고 경찰을 우롱하는 처사다.

    민주노총이 치외법권이라도 누리듯, 법과 공권력을 대놓고 무시하는 것은 검찰 경찰 등이 정권 눈치를 보며 민주노총을 상전 대하듯 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어제도 양 위원장 구속을 시도하는 듯했지만 협조 요청만 하다 슬며시 물러섰다. ‘청와대 상전’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민주노총에 대해 감히 코털도 건드리지 못한 꼴이다. 그간 보수단체 집회 주최자나 여타 피의자에겐 추상처럼 엄격하고 번개처럼 빠르게 법 집행을 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르다. 헌법이 천명한 법치주의나 법앞의 평등은 민주노총 앞에서는 깡그리 무시되기 일쑤다. 비단 민주노총뿐만이 아니다. 현 정부 들어 여권이나 친정권 인사에 대한 법 집행이 형평성을 잃은 사례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의 핵심인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을 배임 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할 것인지를 가리는 수사심의위원회는 김오수 검찰총장이 개최 방침을 밝힌 뒤 무려 50일이나 질질 끌다 어제서야 열렸다. 정대협 후원금 유용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전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첫 재판은 기소된 지 11개월 만에 열렸고, 드루킹 대선 댓글 조작 사건으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징역 2년이 확정되기까지는 1062일이 걸렸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은 공판 준비기일이 여섯 차례나 열려 본 재판까지 가는 데 1년4개월이 소요됐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과 함께 추징금 8억8300만원을 확정받은 한명숙 전 총리는 6년이 지난 지금까지 7억원가량을 안 내고 버티고 있다. 누가 지금 대한민국을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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