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떠난 영국 대사관 직원과 국민들 오늘 영국 도착
독일도 이송작전 개시…프랑스, UAE로 옮기기로
아프간 속속 탈출하는 유럽…일부 아프간인도 함께 철수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유럽 국가들이 속속 탈출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카불 주재 대사관 직원과 영국 국민을 태워 아프가니스탄에서 출발한 첫 번째 비행기가 영국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은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카불 국제공항의 군사 구역이 안전하게 열려있기 때문에 영국으로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여권을 소지한 300명이 전날 아프간을 먼저 떠났으며, 앞으로 24∼36시간 안에 1천500명이 추가로 출국을 계획하고 있다.

월러스 장관은 "계획대로라면 하루에 1천명 이상이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지금 문제는 비행기 규모가 아니라 처리 속도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부연했다.

독일은 이날 새벽 연방군 군 수송기를 아프가니스탄에 투입해 현지 대사관 직원과 독일 국적자, 현지에서 채용한 아프간인을 독일로 귀국시키는 작전을 개시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필수 인력을 제외한 대사관 직원을 철수시켜 16일 독일로 입국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측하기 어려운 아프간 상황으로 인해 미국 등 국제 공조 국가들과 긴밀히 연락하며 자국민 출국 등 대응을 위한 상호주의적 공조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독일군이 이송해야 할 인력 규모가 대사관 직원과 독일 국적자 150여명, 현지 채용인과 가족 4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프랑스 정부도 공군 수송기 2대를 동원해 이날부터 카불에 머무는 프랑스 국민과 프랑스가 보호하는 아프간 국민을 아랍에미리트(UAE)로 옮길 계획이다.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부 장관은 현재 카불에서 대피해야 하는 프랑스인은 외교관을 포함해 수십명 규모라고 설명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파를리 장관은 "우리를 매일 도와주며 프랑스에 봉사한 아프간인과 인권활동가, 언론인, 예술가 등 프랑스가 수호하는 가치를 옹호하는 모든 인사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전날 밤 카불에 군 수송기를 급파해 대사관 직원 70여명을 철수시켰다.

여기에는 아프간 현지 직원과 가족 20여명도 포함돼 있다.

당국은 향후 며칠 간 수송기를 띄워 카불에 남아있는 아프간 직원들을 추가로 철수시킬 계획이다.

스웨덴 당국은 대사관 직원들은 이미 철수를 완료했고 현지 직원들의 철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안 린데 외교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어제 밤 헬리콥터와 비행기로 모든 대사관 직원들이 도하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