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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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면허를 인수했다. ‘카카오T 퀵’ 운송수단을 다마스·라보 등 경상용차로 확대해 물류사업에 진출하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 간 거래(B2B)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들마일 시장 진출 ‘시동’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든종합물류로부터 화물자동차 운송주선사업 허가증을 인수했다. 화물운송주선이란 화물주인과 운송사업자를 중개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2004년부터 주선사업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기존 업체의 허가증을 인수해야 화물운송업에 진출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인수로 지난 6월 출범한 ‘카카오T 퀵’에서 대형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다. 기존 운송수단인 도보·이륜차·자전거·킥보드·자동차에 경상용차를 추가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대형 물품을 퀵서비스 하기 위해선 경상용차가 필요했다”며 “이를 중개할 수 있는 화물운송주선 면허를 획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통해 물류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카카오T 퀵을 출시하면서 물류업에 진출했다. 경상용차 추가로 더 넓은 범위의 물류 사업인 ‘미들마일’ 시장 진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들마일 물류는 원자재를 공장으로 옮기거나 완성품이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직전 머무는 물류창고까지 옮기는 배송 과정을 일컫는다. 물류창고에서 소비자에게까지 도달하는 거리를 책임지는 라스트마일 물류 전 단계 개념이다. 국내 미들마일 시장은 3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T 퀵' 차량에 다마스·라보 추가…대형배송 무기로 30조 물류 시장 노린다
최근 미들마일 시장에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사업 확대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는 미들마일 시스템 업체 와이엘피(YLP) 지분 100%를 700억~800억원 수준에 인수했다. 2016년 설립된 로지스팟은 데이터 기반 미들마일 물류 업무 플랫폼을 구축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8년 약 60억원이던 매출이 2019년 180억원, 지난해 390억원으로 뛰었다.

○카카오 계열사들과의 협업

카카오모빌리티가 물류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이를 기반으로 카카오 계열사들과의 다양한 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이미 대인(對人) 운송 서비스에서는 다른 계열사들과 협업하고 있다. 골프 자회사 카카오VX와 골프장 예약 및 택시 예약을 연동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총괄(CBO·부사장)은 “카카오모빌리티는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직접 돈을 버는 모델뿐만 아니라 B2B 사업자로서 다른 기업들의 사업영역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 사업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류 사업자로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전자상거래 사업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카카오 그룹사들은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연내 제조업체들이 입점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카오 점(店)’ 서비스를 개시한다. 지난 4월엔 여성 의류 플랫폼 ‘지그재그’를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계열사들의 물류를 책임질 수 있는 것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지금까지 모빌리티 분야에서 쌓아온 데이터 분석 기술 노하우를 토대로 누구보다도 빠르고 정확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카카오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에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