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보다 신선함 떨어진 것도 원인"
잘나가던 OST, 예전같지 않네…멜로물 시들해지며 주춤
올 초까지만 해도 음원 차트에서 맹활약한 OST(오리지널 사운드트랙)가 최근 들어 주춤해졌다.

신곡이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상반기 음원 결산 자료를 보면 상위 400곡 중 OST 점유율은 12.1%로 지난 해 같은 기간 18.1%보다 6% 포인트 떨어졌다.

음원 종합 순위 톱10에 들어간 곡은 아이유가 부른 드라마 '최고의 사랑' OST '내 손을 잡아' 한 곡뿐이다.

신곡이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화제가 돼 역주행한 2011년 노래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에는 톱10 중 4곡이 OST였다.

장범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 조정석 '아로하', 가호 '시작', 아이유 '마음을 드려요'로 모두 다른 드라마에서 나왔다.

OST 약세는 최근 몇 달간 더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가온차트 최신 월간 차트인 6월 디지털 차트에서 20위 안에 든 OST는 '내 손을 잡아'(19위) 한 곡이었고, 멜론 7월 차트에서도 이무진이 부른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비와 당신'(17위) 한 곡만 톱20 내에 자리했다.

한때 차트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웹툰 OST도 요즘 흥행작이 눈에 띄지 않는다.

몇 달 전 산들 '취기를 빌려', 규현 '내 마음이 움찔했던 순간', 십센치 '이 밤을 빌려 말해요' 등이 연타석 안타를 쳤던 터라 이런 상황이 낯설게 보인다.

잘나가던 OST, 예전같지 않네…멜로물 시들해지며 주춤
OST 인기가 주춤한 데에는 드라마, 특히 '로맨스물'의 성적이 저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랑의 불시착', '멜로가 체질'처럼 시청률이나 화제성을 잡은 멜로드라마는 OST도 덩달아 흥행하지만, 상반기에는 그런 작품이 없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OST 중에서 특히 주목받고 몰입도가 높은 게 멜로드라마인데 최근엔 멜로물보다는 장르물이 많이 만들어졌고, 그나마 나온 멜로물 중에서는 성공작이 없었다"고 말했다.

OST가 주는 신선함이 덜해지면서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지 못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예컨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는 시즌1에 비해 시청률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OST 성적은 신통치 않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시즌1에 나온 곡들이 워낙 센 곡이기도 했지만 이후 리메이크 노래들이 쏟아지면서 대중이 (리메이크곡 자체에) 질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웹툰 OST 역시 처음에는 신선한 느낌을 줬지만 계속 나오다 보니 '또 비슷한 게 나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일시적이고 이후 OST의 반등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진우 연구위원은 "OST가 예측이 쉽지 않은 시장이기는 하지만, 방송의 영향력으로 하반기 롱런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신곡 발매가 적어지면서 (방송을 통한) OST가 반사이익을 많이 받았고 역주행이나 롱런하는 곡도 나왔다"고 말했다.

잘나가던 OST, 예전같지 않네…멜로물 시들해지며 주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