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가 중압감을 호소하며 남은 종목을 기권한 미국 시몬 바일스 /사진=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가 중압감을 호소하며 남은 종목을 기권한 미국 시몬 바일스 /사진=연합뉴스
'체조 여왕'이라 불리는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도쿄올림픽 참가 중 부담감을 호소하며 일부 종목에서 기권한 가운데, 그를 향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바일스는 지난 27일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가 도마 한 종목만 뛰고 기권했다.

당시 바일스는 13.766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도마가 그의 주 종목이었던 만큼, 미국은 물론 전 세계 팬들에게는 충격적인 결과였다.

경기 종료 후 바일스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결국은 우리도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중압감이 있었음을 고백하며 "정신건강에 집중하고 나의 건강과 안녕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기권 이유를 밝혔다.

앞서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때로는 정말 어깨에 온 세상의 짐을 진 것처럼 느껴진다. 올림픽이 장난이 아니다. 가끔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에 과거 '제2의 호나우두'라 불리며 주목 받았지만 재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사실상 은퇴한 비운의 축구스타 아드리아누가 격려했다. 그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며 깊은 상심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이 영향이 성적으로 이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드리아누는 바일스를 향해 "나는 지금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면서 "부디 행복하길 바란다. 아직까지도 사람들은 나를 의심한다. 신이 이 나쁜 사람들을 용서하길"이라고 했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도 SNS를 통해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나는 기권을 한 너의 결정이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온 세상을 얻더라도 영혼을 잃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적었다. 이어 "네가 평소에 사랑했던 것이 기쁨을 빼앗기 시작한다면 한 걸음 물러나 그 이유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힘을 실었다.

그는 과거 자신이 월드투어를 취소했던 일을 언급하며 "사람들은 투어를 끝마치지 않았던 것을 두고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내 정신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당신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바일스의 후원사들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일스의 후원사인 비자(Visa), 운동복 회사 애슬레타(Athleta), 단백질 쉐이크 업체 코어 파워(Core Power) 등이 바일스를 지지했다.

비자는 "놀랍도록 용감한 그의 결정을 비자 구성원 모두가 인정한다"고 했고, 애슬레타도 "최고가 된다는 건 자신을 돌볼 줄 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의 리더십에 감명받았고, 모든 발걸음 뒤에 서 있을 것"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코어 파워는 "바일스의 용기와 힘이 매트 너머로 뻗어나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으며, 과자 업체 나비스코도 "바일스가 모두에게 영감을 줬다"고 격려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