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홀딩스가 인적 분할로 떼어낸 계열사 F&F의 주식 약 1조6000억원어치를 공개매수한다. 김창수 회장을 비롯한 F&F 주주들로부터 F&F 주식을 거둬들이고 대신 자사 신주를 나눠준다. 대규모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김 회장과 그의 장남인 김승범 상무 등이 F&F홀딩스를 통해 F&F 등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될 전망이다.

F&F홀딩스, 지주사 전환 끝낸다…계열사 F&F 1.6조 공개매수
F&F홀딩스는 27일부터 F&F 주식 302만4819주의 공개매수를 시작한다. 주식을 매수하는 대가로는 현금이 아니라 자사 신주를 줄 계획이다.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다.

다음달 15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에 응하는 F&F 주주는 보유 중인 F&F 주식과 F&F홀딩스 신주를 맞바꾸게 된다. 공개매수 청약률이 100%를 기록하면 1조5939억원 규모 거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공개매수는 F&F홀딩스가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하기 위한 작업이다. 패션기업인 F&F는 지난 5월 1일 투자회사인 F&F홀딩스와 사업회사인 F&F로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변신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시작했다.

현물출자 유상증자가 끝나면 ‘김창수 회장-F&F홀딩스-F&F’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김 회장은 F&F홀딩스와 F&F 지분 45%씩을 보유해 경영권을 견고하게 다져놓고 있다. 두 아들인 김 상무(2.8%)와 김태영 씨(2.6%)의 지분은 합쳐서 5.4%에 불과하다. F&F홀딩스가 보유한 F&F 지분도 0.52%에 그친다. 이번 공개매수 과정에서 2세들의 F&F홀딩스 지분율과 F&F홀딩스의 F&F 지분율을 최대한 높인다면 추후 승계 과정이 더 원활해질 전망이다.

F&F홀딩스와 F&F 주가 흐름에 변화가 없다면 공개매수 참여율이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F&F 주가는 60만3000원으로 공개매수 가격(52만6957원)보다 14.4% 높다. F&F홀딩스 주가도 재상장일(5월 21일) 이후 지지부진하다. F&F 주주들로선 굳이 공개매수에 참여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오너 일가만 참여하는 거래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