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 학대로 칠레 가톨릭계 뒤흔든 전직 신부 90세로 사망
아동 성 학대로 성직을 박탈당한 칠레의 전직 신부가 90세로 사망했다.

26일(현지시간) CNN 칠레 등 현지 언론은 페르난도 카라디마가 전날 산티아고의 양로원에서 사망했다며, 사망진단서상의 사인은 기관지 폐렴과 신부전이라고 보도했다.

카라디마는 여러 명의 아동들을 성추행해 칠레는 물론 전체 가톨릭계를 발칵 뒤집은 인물이다.

2011년 교황청은 카라디마의 아동 성 학대 혐의를 인정하고 면직과 함께 평생 참회하고 기도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이같이 처분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비판이 나온 데다 칠레 가톨릭이 그의 범죄를 은폐했다는 의혹도 일면서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8년 1월 칠레를 방문했다가 카라디마의 범행을 은폐한 의혹을 받아 온 후안 바로스 주교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교황은 피해자들을 아프게 했다며 사과했고, 교황청 특사단을 칠레에 파견해 은폐 의혹을 재조사하게 했다.

이는 가톨릭 역사상 처음이었던 칠레 주교단의 일괄 사표 제출로도 이어졌다.

교황은 이어 2018년 9월 카라디마의 성직을 박탈했다.

사제복을 벗은 채 불명예스러운 말년을 보냈지만, 그는 끝내 형사처벌을 받진 않았다.

칠레 검찰이 조사에 나서긴 했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인해 기소하진 않았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