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전쟁시 군지휘하는 신형 '공중 지휘통제기' 개발 착수
러시아가 핵전쟁에 대비한 신형 '공중 지휘통제 항공기' 개발을 시작했다고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군수산업체 관계자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식통은 남부 도시 보로네슈의 일류신(IL)-96-400M 여객기 개발 기지에서 전면적 핵전쟁에 대비한 신형 공중 지휘통제기 개발이 시작됐다면서 통제기가 현재 개발 중인 신형 IL-96-400M 여객기에 기반해 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개발 후 러시아 공중우주군이 2대의 공중 지휘통제기를 인수할 것이라면서 1대를 추가로 제작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프로젝트명 '즈베노-3S'(고리-3S)'에 따라 제작될 지휘통제기는 자체 무선통신 시스템을 이용해 반경 6천km 내에 있는 전략항공단(장거리 핵폭격기), 이동식 및 사일로(격납고)식 미사일 발사대, 핵미사일 탑재 잠수함 등에 명령 전달이 가능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공중 지휘통제기는 전면적 핵전쟁 등의 위기 상황에서 지상 지휘통제센터가 파괴됐을 때 대통령과 국방장관 등 군 최고 지휘부를 대피시키고 군대에 대한 지휘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기내에는 첨단 통신장비, 생존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고, 조종석 창문을 제외하면 외부 창문이 없기 때문에 핵폭발에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제기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국가기밀로 분류돼 있다.
현재 러시아는 1980년대에 개발한 공중 지휘통제기 일류신(IL)-80(나토명 '맥스 돔'/Maxdome/) 4대를 실전 배치해 두고 있다.
개발에 착수한 신형 지휘통제기는 첨단 장비를 추가한 것 외에 기존 통제기의 비행 거리를 2배로 늘려 공중 체류 시간을 최대한 증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심판의 날 항공기', '세계 종말의 항공기'로 불리는 공중 지휘통제기 'E-4B 나이트워치'(Nightwatch) 4대를 운용 중이다.
보잉 747 여객기에 기반해 제작된 것이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의 신형 지휘통제기 개발 착수 보도가 나온 직후 이례적으로 E-4B의 공중급유 장면을 담은 짧은 동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동시에 "E-4B의 비행 중 급유(기술)는 절대 녹슬지 않는다'는 글도 함께 실었다.
공중 지휘통제기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신경전은 오는 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양국 간 핵군축 실무 협상을 앞두고 벌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제네바 정상회담에서 군비 통제 및 핵 위협 감소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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