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3단계로 하향 조정 발표 하루 만에 18명 무더기 확진

강원 강릉시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에서 3단계로 내리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강릉시장 "대규모 감염 우려 있으면 언제든지 4단계 격상"(종합)
26일 강릉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확진자는 1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확진자는 외국인 근로자 관련 7명, 자가격리 중 확진 5명, 가족 간 확진 4명이다.

최근 9일간 두 자릿수로 증가하던 강릉 확진자는 지난 24일 5명, 25일 6명으로 잠시 주춤했다.

하지만 동남아 외국인 간 감염, 내국인 자가격리자 및 가족 간 감염을 통해 다시 두 자릿수로 늘어나면서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시는 외국인을 신규 고용할 경우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반드시 확인해달라고 직업소개 사업소와 식당, 영농조합을 대상으로 행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가족 중 한 명이 확진되면 가족 전체로 확산하는 델타 바이러스 특성상 현재 1천500여 명의 자가격리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날 개연성이 있다.

강릉시는 3단계가 적용되는 오는 27일부터 거리두기가 다시 느슨해질 것으로 보고 김한근 시장이 직접 야간에 불시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김 시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최근 보건소에 업무 공간을 마련하고 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다.

강릉에서는 지난 21일 확진자와 골프 회동 후 식사와 직장 내 접촉 등으로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같은 날 경로당 고스톱 모임에서 확진자 2명이 발생하고 이 확진자의 일가족 3명까지 감염되는 등 집단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 15일 10명, 16일 21명, 17일 31명, 18일, 13명, 19일 24명, 20일 19명, 21일 17명, 22일 14명, 23일 17명 등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지난 19일 비수도권 최초로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했다.

시는 정부의 비수도권 3단계 조정안과 지역 내 감염 양상 등을 고려해 오는 27일부터 거리두기를 '강화된 3단계'로 조정한다고 지난 25일 발표했다.

김한근 시장은 "지난주 집단 감염의 큰불은 잡았지만, 여전히 산발적인 고비가 남아 있다"며 "방역의 구멍이 집단 감염으로 번질 우려가 크기 때문에 극성수기에는 휴가를 자제하고, 2인 이상 모임은 하지 않는 등 모든 단체와 직장은 거리두기 4단계를 유지한다는 자세로 방역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강릉시장 "대규모 감염 우려 있으면 언제든지 4단계 격상"(종합)
김 시장은 대규모 감염 우려가 있으면 언제든지 4단계로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방역에는 경제적인 고려를 하면 안 된다"며 "앞으로 대규모 감염 우려가 있으면 4단계로 올릴 수밖에 없다.

지역 사회 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전파와 동시다발 우려가 있으면 언제든지 4단계로 격상하겠다"고 덧붙였다.

인근 양양군이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고, 강릉시가 3단계로 하향 조정하면서 동해안 내 '역풍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풍선효과는 큰 도시에서 작은 도시를 눌렀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양양을 누른다고 강릉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