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교육학 추가, 기간제교사 '불리'…"사학 자율성 침해" "시 교육청 정책에 전교조 입김"…내년 교육감 선거 변화 주시
광주시교육청이 사립학교 교사 채용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도입한 위탁 채용 제도에 대한 사학법인의 불만이 가중하고 있다.
위탁 채용을 통해 법인 소속 학교에서 근무하는 기간제교사들을 정식 채용하려는 사학법인들이 현실적으로 적잖은 상황에서, 시 교육청이 사학 자율성을 침해하거나 기간제교사에게 '불리'할 수 있는 전형 요소를 도입하기 때문이다.
2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시 교육청은 내년부터 사립학교 교사 위탁 채용 1차 필기시험 과목에 수학, 영어 등 전공 외에 교육학을 추가한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광주 교육 철학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고자 공립 교사 임용 시험과 마찬가지로 내년부터 사립 교사 위탁 채용 1차 필기시험 과목에 교육학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학법인들은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시 교육청에 항의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사학법인 관계자는 "학교 사정을 잘 알고 동료 교사들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나이 30∼40대 기간제교사들 위탁채용을 통해 선발하려는데 필기시험 과목에 교육학을 추가하면 대학 졸업 예정자 또는 대학을 막 졸업한 20대 수험생들에게 성적이 밀릴 우려가 크다"며 "결과적으로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시 교육청이 올해부터 1차 필기시험 후 2차 수업 실연과 3차 심층 면접 과정에서 1차 필기시험 성적을 20% 반영하고, 평가 인원 총 5명 중 교육청 추천 인원을 기존에 1명에서 2명으로 늘린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사학법인과 사립학교 기간제교사들에게 교육학 추가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분위기다.
모 사립학교 기간제교사는 "교직을 이수하고 길게는 10여 년 동안 학교에 근무하는 기간제교사들에게 교육학 시험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아이들 가르치면서 전공과목 필기시험 준비도 벅찬데 교육학을 추가하면 기간제교사들에게 위탁채용에 응시하지 말란 이야기와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17개 시·도 교육청 대부분이 위탁채용 1차 필기시험 과목으로 교육학을 선택하고 있다"며 "사학법인들의 불만을 알고 있기에 교육학 과목은 40점 등 일정 점수 이상 얻은 수험생은 전공과목 성적만으로 1차 필기시험 합격 여부를 판단하는 등 추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육계 안팎에서는 전교조 출신으로 3선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의 임기가 내년에 끝나고 비전교조 출신 교육감이 들어서면 사립학교 위탁 채용제도에 일부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시 교육청 관계자는 "시 교육청의 사학법인 정책은 전교조 입김이 상당하다"며 "사학법인들이 내년 교육감 선거에서 교육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를 바라고 있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편 시 교육청이 사학법인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위탁 채용 신청을 받기 시작한 2017년 6개 법인이 15명, 2018년 6개 법인이 19명, 2019년 16개 법인이 67명, 2020년 25개 법인이 118명을 채용했다.
그러나 올해는 13개 법인(교사 42명 채용)이 신청했고, 11월 1차 필기시험이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