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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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래를 토하면서도 타이레놀만 지급받았다는 청해부대원의 증언이 나온 가운데 23일 또다른 간부가 아프리카 해역의 문무대왕함에서 보낸 17일에 대해 "서로 격려하고 버티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현재 충남 보은의 한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청해부대원 간부 C씨는 "원래 7월 14일, 늦어도 15~16일에는 현지 항구에 입항했어야 했는데 확진자 발생으로 입항을 거부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19일 급하게 배에서 내려야 했을 땐 '양성자(확진자)들은 면역체계가 생기지 않겠느냐, 우리가 배를 몰고 가야 한다'며 울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체 승조원 301명 중 271명이 확진된 청해부대원들은 지난 2일 처음 유증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간부 C씨와의 인터뷰다.

▶배에선 어땠는지.

"언론에 나온 거처럼 7월2일께 첫 환자가 생겨서 배 입항할 때가 7월19일었으니 바다 위에서 17일 정도 아팠던 거 같다. 열이 39도 이상 났다. 배에서 버티면서 면역체계가 생긴 것 같다."

▶감염경로에 대해.

"아프리카 사정이 여의치 않았 육상에 방역복 착용하고 나간 몇몇 대원들이 물건을 릴레이식으로 가져왔다. 마스크 착용하고 있었지만, 부식 포장이 깔끔하지 않고 지저분했다. 열악한 환경이고 아프리카가 코로나 창궐한 곳이어서 소독약 뿌리고 방역작업했다."

▶일부 승조원들이 육지에서 외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상륙 외출은 전혀 없었고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다. 부식작업 끝내고 출항했을 때 이미 감기 환자가 한 명 발생했었다. 코로나는 생각도 못했다. 일반 감기증상과 같았고 환자 차츰 늘었다. 신속항체키트로는 전부 다 음성이 나왔었고 40명 정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환자가 80명을 넘어가더라."

▶격리는 제대로 이뤄졌나.

"의무실에 침대가 4개 밖에 없다. 아픈 대원 수액 맞는 대원들이 사용했다. 열이 37~38도로 내려가면 새로 열이 많이 나는 대원들이 들어갔다. 배에선 나름대로 선제적으로 격리를 했다. PCR검사에서 6명 양성판정을 받은 뒤 여러차례 침실을 옮겼다. 무증상자들은 다른 격실 사용했는데, 그래서 그나마 30~40명 음성이 나온 거 같다."

▶확진자 계속 늘었는데 어떻게 버텼나.

"심리적 요인도 좀 있었던 것 같다. 원사 상사 고참들은 하사나 장병들이 자꾸 쓰러지니까 당직까지 다 섰다. 아프다고 신고하고 타이레놀을 갖다 먹으면 기록이 남고 당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말하지 않고 근무서면서 어떻게든 버텼던 거 같다. 군의관 2명과 의무병은 잠을 못자고 수액 맞아가면서 대원들 챙겼다."

▶분위기는.

"피를 토하고 살려달라는 대원들은 없었다. 다들 다 견디고 코로나인줄 알면서도 밝았다. 서로 격려하고 했다. 환자들이 많이 생가다 보니 약도 부족했다. 입항도 늦어지면서 유류도 부족해서 저속으로 항해했다. 의료약을 다 써서 나중엔 타이레놀만 먹었다. 에이전트 통해서 물건을 받았는데 수액세트와 타이레놀 5000정 받았다. '처음부터 타이레놀 주고 버텨라' 그런 건 아니었다."

▶배에서 내리게 된 상황은.

"현지에서 입항을 거부 당하다가 19일 새벽 3시(현지시간)에 입항허가가 떨어졌다.4시경 입항하게 돼 짐 싸고 다음 특수임무단이 오기 전에 기본 청소했다. 지휘관 부함장도 그렇고 무선으로 지시할 정도였는데, 함장도 산소호흡기 착용하고 벼텼다. 병사들과 간부들끼리 했던 말인데 배를 두고 내려야 된다는 말 나왔을 때 음성자(비감염자)들만 한국에 보내고 양성자(확진자)들은 면역체계가 생기지 않겠느냐 우리가 배를 몰고 가야 한다며 울고 그랬다."

▶2월 파견 당시 국내에서 백신 안 맞고 나갔는데 불안하지 않았나.

"이렇게까지 코로나19가 번질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출항해서 얼마 안 돼 교대하기로 했던 함정이 2차 접종까지 끝내고 왔는데…(우린) 한국 들어가서 얀센접종 1차만 하면 되니까 들어가서 하면 되지 뭐 이런 생각에 불평 불만은 없었다."

▶마스크 착용은.

"출항 전 국내에서 2주 격리를 했고, 음성확인 받았다. 무조건 (항구에) 정박하면 마스크 착용했다. 항해 일주일간 마스크 100% 착용했고 일주일 지나서는 착용 안 했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첫 감기증상 환자가 나온 이우에는 다들 100% 마스크를 썼다."

국방부합동취재단/문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