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장 밖 올림픽박물관 앞엔 시민들로 '북적'…통제 움직임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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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23일 오후. 식장인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 앞은 시작 한참 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오후 8시 시작 예정인 개막식이 5시간도 더 넘게 남은 오후 3시도 되지 않았을 때 이미 취재진을 비롯한 관계자들, 모여든 시민들로 스타디움 주변은 북적였다.
6만8천석 규모의 올림픽 스타디움 관중석은 이날 개막식에선 텅 빈 가운데 화면을 통해 세계와 마주한다.
코로나19 여파로 20명 미만의 각국 정상급 인사와 950명의 내외빈, 취재진 정도가 개막의 순간을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약 30명만 참가하는 등 각국 선수단도 일부만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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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장 내 출입 인원을 제한했다지만, 이미 대낮부터 수백 명의 취재진과 관계자들이 몰린 가운데 출입 통로를 한 곳만 운영하다 보니 다닥다닥 붙은 채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게다가 주변의 인도를 지나는 시민들과의 구분은 펜스 한 줄 뿐이었다.
'거리두기'는 실종됐다.
펜스 너머 눈앞에 보이는 올림픽 박물관 앞은 관중석에 앉을 수는 없지만 올림픽 분위기를 느끼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오륜 조형물이 세워진 작은 광장이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빼곡했다.
함께 모여 '셀카'를 찍거나, 경기장의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는 이들에게서 코로나19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지만, 시민들을 통제하거나 분산하는 움직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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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스타디움을 비롯한 경기장 대부분은 관중을 받지 않는다지만, 시작부터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며 우려가 제기되는 게 현실이다.
개막 전 경기는 극히 일부만 진행되고 있는데도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미디어센터는 첫날부터 시장 바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인구 밀도가 높아 '통제 불능' 상태가 되는 등 현장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24일부터는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돌입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날 개막을 앞두고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역경을 극복하고 경기를 개최할 수 있게 하는 것, 그 안에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미를 부여했지만, 실상은 '극복'과는 간극이 커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