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툴리눔 톡신 선두업체 휴젤 매각 본입찰이 이달 말 진행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휴젤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과 매각주관사 BoA메릴린치는 이달 말 본입찰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GS그룹과 중국 현지 제약사 등 연관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 복수의 글로벌 PEF 운용사 등이 인수전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휴젤은 한때 신세계와 삼성, LG그룹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인수를 검토하는 등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매물이다. 특히 중국 내 보툴리눔 톡신 판매 허가권을 확보한 유일한 국내 업체라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가 허가 신청 후 2년 만에 중국 내 판매 승인을 얻어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다. 현재 휴젤 제품이 팔리는 한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은 세계 시장의 10~20%밖에 되지 않지만 중국까지 포함하면 30~40%로 확대된다. 지난해 매출 2110억원을 기록한 휴젤은 중국 판매 허가 승인 직후 ‘2025년 매출 1조원’ 달성을 청사진으로 내걸었다.

중국 시장 내 공식 판매 허가를 얻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레티보를 포함해 앨러간의 ‘보톡스’, 란주연구소 ‘BTX-A’, 입센 ‘디스포트’ 등 4개 제품에 불과하다. 앨러간 제품이 중국 현지사 제품 대비 5배 가까이 비싸게 책정되는 등 가격 격차도 뚜렷하다.

레티보는 앨러간 제품보다 가격이 월등히 싸고, 다른 현지 제품에 비해서는 품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신세계, LG(LG생활건강), 삼성(삼성물산) 등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가 어느 정도 알려진 국내 기업들은 휴젤의 레티보가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인수를 검토했다.

다만 치솟은 몸값과 복잡한 특허 문제 등으로 GS그룹 등을 제외한 국내 주요 대기업은 인수를 포기했다. 특히 ‘균주 출처’에 대한 소송 가능성이 여전히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메디톡스는 2016년부터 균주 출처를 두고 대웅제약과 공방을 벌여왔다. 업계에선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의 소송을 마무리하면 휴젤 등 다른 경쟁사에도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2조원대로 거론되는 몸값에 대한 부담도 상당하다. 최근 이탈한 후보들은 ‘성장성이 있지만 가격이 과도하게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