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과정서 오염수 논란·금품 스캔들…개막 앞두곤 코로나·연쇄사퇴 파문 '정상적으로 열릴까' 회의론 마저…방일예정 정상 수도 직전대회 절반
그의 발언은 큰 논란을 일으켰지만 실상을 가장 적절하게 묘사한 말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얘기다.
거친 말을 잘해 '망언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은 아소 부총리는 작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연기·취소론이 부상하자 '저주받은 올림픽'이라고 정의했다.
올림픽 역사를 보면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1940년의 삿포로 동계올림픽과 그해 여름의 도쿄올림픽이 제2차 세계대전 와중에 취소됐다.
이어 40년 만인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은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서방 국가들이 보이콧해 반쪽 대회로 전락했다.
그로부터 다시 40년 만인 도쿄 대회가 코로나19 재난 속에서 연기·취소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을 표현한 것이 아소 부총리의 '40년 주기 올림픽 저주론'이었다.
◇ 유치 단계부터 논란…아베의 '오염수 통제' 허언 1964년 하계 대회에 이어 도쿄에서 2번째로 열리는 2020올림픽은 유치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유치의 주역은 2012년 12월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다.
그는 2020년 대회의 개최 도시 결정을 앞두고 있던 2013년 1월 유치위원회 평의회의 최고고문을 맡아 직접 유치 활동에 나섰다.
당시 총리로 복귀한 지 얼마 안 된 아베는 올림픽 유치 명분으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의 '부흥'을 세계에 알린다는 점을 내세웠다.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유치 연설에 나섰던 그는 동일본대지진 때 폭발사고가 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문제에 대해 "상황은 통제되고 있다"고 국제사회에 공언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폐로 과정의 최대 난제로 껴안고 있다.
계속 불어나는 오염수를 어쩌지 못하고 결국은 삼중수소(트리튬) 등의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상태로 바다로 흘려보내려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베가 국제사회를 상대로 거짓말을 해 도쿄올림픽을 유치했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유치 과정에서 IOC 위원들을 상대로 한 금품 로비 의혹도 불거졌다.
도쿄는 당시 '부흥 올림픽'을 테마로 내세워 스페인 마드리드, 터키 이스탄불과 경쟁한 끝에 2020년 대회를 가져왔는데, 컨설팅 계약을 위장해 일부 IOC 위원 측에 금품을 뿌린 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프랑스 사법당국이 수사 중인 이 의혹으로 다케다 스네카즈(竹田恒和) 일본 올림픽위원회(JOC) 회장이 2019년 3월 IOC 위원직을 사임한 뒤 그해 6월에는 JOC 회장 연임도 포기하고 물러났다.
◇ 끊이지 않는 불상사…'여성 멸시' 발언 대회 조직위 수장 중도하차 2020도쿄올림픽은 준비 과정에서도 불상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졌다.
가장 대표적인 스캔들은 모리 요시로(森喜朗) 대회 조직위원회 회장의 여성 멸시 발언 파문이다.
지난 2월 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그가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발언한 것이 일본 사회에서 여성 멸시 논란을 촉발했다.
모리 회장 본인과 일본 정부는 논란 초기에는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넘기려 했다.
그러나 성평등을 강조하는 올림픽 이념에도 어긋나는 '망언'이라는 비판론이 국내외에서 강해지자 모리 회장은 문제의 발언을 하고 나서 9일 만에 사실상 쫓겨나듯 조직위를 떠났다.
모리 회장이 사임한 지 한 달여만인 올 3월에는 개·폐회식 총괄책임자인 사사키 히로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여성 연예인의 외모를 모욕한 사실이 드러나 대회 조직위는 다시 소용돌이에 빠졌다.
개회식 연출안으로 진행자, 배우, 가수로 활약하는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33)의 뚱뚱한 몸매에 착안해 그를 돼지로 분장시켜 연기토록 추진한 것이 한 주간지의 보도로 알려진 것이다.
엄청난 비판 여론 속에 사사키 디렉터가 사임하면서 도쿄올림픽 이미지에는 다시 흠집이 났다.
그의 사임 후에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폐회식은 연출 총책임자가 없는 상태로 열리게 됐다.
개막이 임박해서도 올림픽 행사 진행에 차질을 야기할 수 있는 불상사가 속출하고 있다.
학창 시절 장애인을 괴롭혔다는 논란에 휩싸인 뮤지션 오야마다 게이고(小山田圭吾)가 지난 19일 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감독직을 내놓은 데 이어 대회 조직위 측이 문화프로그램의 하나로 준비해온 이벤트에 출연할 예정이던 그림책 작가인 노부미가 과거의 차별적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출연진에서 빠졌다.
◇ 결정타는 코로나19 팬데믹…개막 후 대회 지속 가능성에 회의론 일본 정부와 도쿄도(都)가 2013년 9월 유치에 성공한 이후 7년 넘게 준비해온 대회 자체를 휘청이게 만든 결정타는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코로나19로 '1년 연기'라는 올림픽 사상 초유의 기록을 쓴 뒤 마침내 막을 올리게 된 2020년 도쿄 대회는 코로나19의 굴레 속에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전인미답의 길을 계속 가야 하는 상황이다.
작년 3월 아베 당시 총리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1년 연기에 합의하면서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낸 증거로 온전한 형태의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이것 또한 허사가 되고 말았다.
1년이 지나는 동안 일본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기는커녕 전염성이 한층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무관중 올림픽 개최라는 새로운 기록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시중 감염뿐만 아니라 선수 등 대회 관계자의 감염이 급속히 퍼지는 상황이어서 막을 올리는 도쿄올림픽이 예정된 폐회 기간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를 놓고 회의론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올림픽 경기장이 집중된 도쿄 지역에선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21일 1주 전과 비교해 683명이나 많은 1천832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나왔다.
무토 도시로(武藤敏郞) 대회 조직위 사무총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의 상황이 닥치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론적인 답변일 수 있지만 최악의 경우 중도 취소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이 주한 일본공사의 망언 등 문제 속에서 무산된 가운데, 개막을 축하해줄 각국 최고위급 사절들의 규모도 빈약하다.
21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개회식을 사흘 앞둔 전날 기준으로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할 정상급 인사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포함 20명 미만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직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의 절반 수준이다.
아베 정책을 그대로 계승해 도쿄올림픽 개최를 결국 성사시킨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20일 도쿄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백신 접종도 시작돼 긴 터널에서 마침내 (코로나19 사태의)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치르면서 스가 총리의 말대로 코로나19라는 터널을 조만간 빠져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긴긴 터널의 한가운데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될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서부와 남부를 휩쓴 강력한 토네이도와 국지성 돌풍으로 하루 만에 최소 26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15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간밤 미주리주에 토네이도가 강타하면서 최소 12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피해가 집중된 미주리주 버틀러 카운티의 검시관 짐 에이커스는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주택을 설명하며 "바닥이 거꾸로 뒤집혀 있었다. 그곳은 더 이상 집이라고 할 수 없다"고 묘사했다.아칸소주 당국은 밤새 폭풍우로 인해 한 카운티에서 3명이 사망하고 8개 카운티에서 2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텍사스주 서북부 팬핸들 지역의 애머릴로에서는 극심한 모래폭풍이 시야를 가리면서 도로에서 잇달아 교통사고가 발생, 3명이 숨졌다.캔자스 고속도로 순찰대는 이날 셔먼 카운티의 주(州)간 고속도로에 모래폭풍이 덮치면서 50여대의 차량이 충돌해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지난 하루 사이 미국 4개 주에서 악천후로 숨진 희생자는 최소 26명으로 늘었다.오클라호마주에서는 허리케인급 강풍에 44개 카운티에서 총 130여건의 산불이 동시 다발해 주택 약 300채를 포함해 689㎢ 면적을 태웠다.오클라호마주 경찰은 바람이 너무 강해서 트랙터 트레일러가 여러 대 쓰러졌다고 전했다.텍사스 팬핸들 지역 로버츠 카운티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85㎢를 태웠다. 폭풍우와 화재로 전신주 등 설비가 파손되면서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미주리, 일리노이, 인디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에서 약 20만가구가 정전됐다.미 기상청(NWS) 폭풍예보센터는 주말 사이 다수의 심각한 토네이도와 야구공만 한 크기의 우박이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중서부와 동남부 일
세계 주식 기행 : 영국 최대 대형마트 체인 테스코 PLC [LON : TSCO]지난주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돌연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해 충격을 줬습니다. 홈플러스에 입점한 업주들과 투자자들, 그리고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까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기업 회생을 신청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습니다.홈플러스는 1999년 삼성물산 유통 부문과 영국 최대 대형마트 체인 테스코가 합작으로 설립한 삼성테스코가 운영했었습니다. 이후 삼성물산이 지분을 전량 매각해 테스코가 100% 보유한 외국계 기업이었습니다. 2015년 테스코는 MBK에 홈플러스를 매각하고 한국 시장을 떠났습니다.테스코는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1919년 폴란드에서 온 유대인인 잭 코언이 런던 해크니의 노점에서 전쟁 잉여 식료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설립됐습니다. 그는 토마스 에드워드 스톡웰(Thomas Edward Stockwell)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차를 공급받았습니다. 코언은 이 사람의 머리글자인 TES와 자기 이름(Cohen)의 두글자인 CO를 합쳐 테스코(TESCO)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유통업이 발달한 영국은 ‘슈퍼마켓의 나라’라고도 불립니다. 저가 창고형 매장부터 고급 유기농 식품 매장까지 대형 체인점의 숫자도 많고 다양합니다. 일각에서는 영국의 보이지 않는 계급이 슈퍼마켓으로 구분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고급 슈퍼마켓으로는 유기농 식품을 주력으로 하는 웨이트로즈, 레스토랑보다 더 잘 만든 레디밀로 유명한 막스앤드스펜서(M&S)가 있습니다. 중산층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슈퍼마켓은 ‘빅4’로 불렸던 테스코, 세인스버리, 모리슨스, 아스다입니다. 매장 수도 많고 다양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자국 시민권을 얻은 할리우드 배우 제시 아이젠버그에게 군사훈련을 받으라고 요청했다.투스크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걱정할 것 없어. 군사훈련은 자원해서 받는 거야. 그러니까 폴란드로 와. 새 제임스 본드 역할에 맞는 훈련을 해줄게"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올렸다.앞서 아이젠버그는 지난 13일 미국 NBC방송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서 "시민권을 받은 다음날 뉴스 헤드라인은 '모든 폴란드 남성은 군사훈련에 참여해야 한다'였다"고 푸념해 폭소를 자아냈다.시민권을 취득한 폴란드로 가면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푸념에 맞춤형 훈련을 통해 영화 '007' 출연을 노리자고 받아친 것이다. 폴란드·우크라이나계 유대인인 아이젠버그는 "우리 집안은 폴란드에서 몇백 년, 뉴욕에서 80년을 살았다"며 지난해 폴란드 귀화를 신청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 뉴욕으로 날아가 아이젠버그에게 직접 시민권 증서를 주며 환대했다.이틀 뒤 투스크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연말까지 모든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훈련을 준비하고, 이를 통해 2027년 10만명 규모 예비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그는 장관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라며 연일 군사훈련을 독려하고 있다.아이젠버그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2010)의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역할을 맡은 할리우드 배우 겸 감독이다.그는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폴란드로 여행하는 영화 '리얼 페인'을 작업하면서 폴란드 귀화를 결심했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