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고차값 이상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엔 약 70년 만에 가장 많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 가격은 전달 대비 10.5% 급등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5.2%나 올랐다. 노동부가 1953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미국 내 중고차값이 뛰기 시작한 건 올 4월부터다. 그달 상승률이 10.0%(전달 대비)에 달한 데 이어 5월엔 7.3%를 기록했다. 중고차값 상승은 6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를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중고차가 전체 물가지수 상승률에 끼친 영향은 30~40%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CPI는 작년 동기 대비 5.4% 올라 2008년 이후 13년 만의 최고치였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고차 구매를 포기했다”는 하소연까지 쏟아지는 건 공급 부족 속에서 수요가 일시에 늘었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난으로 신차 생산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 재개와 함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매년 중고차 시장에 매물을 공급해온 ‘큰손’ 렌터카업체들이 올 들어 차량 매각을 중단하다시피 한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허츠 등 렌터카업체들은 작년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 보유 차량을 대거 매도했으나 올해는 자신들도 차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이 플리트 영업(법인 대상 대량 판매)을 일시 중단했기 때문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