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사비도읍기(538∼660)에 도성을 보호하기 위해 외곽에 쌓은 부여 나성(羅城)에서 처음으로 북문터 유적이 확인됐다.
문화재청과 부여군, 백제고도문화재단은 충남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400-3번지 일원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백제시대에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부여 나성의 북쪽 출입시설을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나성은 백제가 사비로 천도한 538년 무렵 도시 경계를 구분하기 위해 축조한 시설이다.
보통 부소산성을 기준으로 남동쪽 능산리 고분군 인근 성을 동나성, 동쪽 백마강 근처 성을 북나성이라고 부른다.
나성에는 문터 5곳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는 동나성에서만 문터 2곳이 발견됐다.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한 북나성 문터는 동북쪽 성벽만 드러났다.
돌을 최대 4단으로 쌓았으며, 높이는 대략 1.2m이다.
석축(石築)의 잔존 길이는 9m이다.
문터의 나머지 구역은 조사 지역 바깥쪽에 있거나 조선시대에 생성된 수로로 인해 훼손돼 발굴이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단은 이로 인해 문터의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하지 못했으나, 전반적인 형태는 바깥쪽이 넓고 안쪽은 좁은 사다리꼴로 분석했다.
이 같은 구조는 1998년 조사한 이른바 '동나성 3문터'와 유사하다.
백제고도문화재단 관계자는 "이전에 발굴한 동문터의 입구는 길이가 각각 9m, 5.4m 정도 된다"며 "북문터에서 의미 있는 유물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성 북문터는 도성 내로 들어가는 명확한 출입시설로, 수로와 육로가 연결되는 교통체계를 알아낼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며 "조사 지점은 가증천과 백마강이 합류하는 곳에서 동쪽으로 약 400m 떨어져 있는데, 삼국사기에 기록된 포구인 북포(北浦)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앞으로 북문터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성벽을 조사해 나성 축조 공법과 실체를 규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