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대리점주가 노조 가입 빌미로 갑질·폭언·부당해고"
대리점측 "부인 명의 차량으로 불법 택배 운영해 계약해지"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 지역이 택배기사와 대리점 간 갈등으로 10여 일째 택배 배송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위례신도시 12일째 택배 대란…노사 갈등에 물품 10만건 쌓여
위례신도시 등 성남 지역 대리점 10여 개 소속 노조원 70여 명은 지난 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12일 노조에 따르면 이들의 파업으로 인해 배송되지 못하고 터미널에 쌓여 있는 택배 물량은 10만 개를 넘어서고 있다.

아울러 노조는 오는 14일 경기지부 총파업 여부를 두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할 경우 오는 20일부터 노조 소속 기사 100여 명이 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번 택배 대란은 성남의 CJ대한통운 모 대리점 소속 기사들과 대리점주 간 갈등으로 인해 촉발됐다.

노조는 대리점주가 조합원들의 노조 가입을 빌미로 갑질과 폭언을 일삼았고, 이후 소속 기사 1명이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을 부당해고 피해자라고 밝힌 강석현 씨는 이날 경기도청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리점주는 노조 가입이 확실시된 인원들에게 욕설과 협박을 했고, 회유가 통하지 않자 택배 배송 구역을 빼앗으려 했다"며 "제 차량 명의와 배송 기사 사번이 임신한 아내 명의로 돼 있었는데 이를 빌미로 꼬투리를 잡아 기어이 해고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리점 측은 강씨가 타인인 아내 명의로 된 택배 차량을 운영하는 건 화물 운송사업법상 불법이며, 이 때문에 과태료 처분까지 받은 강씨를 계약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대리점 측의 비리와 갑질, 불법에 저항하기 위해 지부 노조원들이 합심해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오는 9일부터는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해고 조합원을 비롯한 해당 대리점 조합원들이 천막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대리점과 노조 간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해고를 주장하는 택배기사가 다른 지점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했고, 문제가 제기된 집배점 사안에 대해 조사 후 적절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업이 계속돼 화주와 고객들의 불편이 가중되는 데 대해 매우 유감이며, 파업이 지속될 경우 해당 지역을 배송 불가능 지역으로 지정하고 집화 중지 등의 조처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