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 앞둔 수도권 관광지·번화가는 차분한 주말
푹푹 찌는 초복…전국 해수욕장과 계곡에 피서객 '북적'
초복이자 일요일인 11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해수욕장과 유명산은 전국에서 모여든 피서객들로 종일 북적였다.

반면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앞둔 수도권 지역 번화가와 식당가는 평소 주말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서해안 최대 규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는 이날 6만여명이 찾아 바닷물에 몸을 담갔다.

관광객들은 체온이 섭씨 37.5도 이하에서만 '초록 불'이 켜지는 체온 스티커를 배부받고 입장했다.

서해안의 서핑 스폿인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도 서퍼들이 찾아 서프보드를 타고 바다를 갈랐다.

전날 개장한 보령 무창포해수욕장과 서천 춘장대해수욕장 등에도 가족 단위 물놀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주 개장한 강원 속초·양양지역 해수욕장에도 수만명이 몰려 뜨거운 백사장 위에 설치된 파라솔 아래 그늘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식혔다.

각 시군은 해수욕장 주위로 펜스를 치고 출입구에서 발열검사와 QR코드 체크를 한 뒤 이상이 없는 방문객에게 손목 밴드와 스티커 등을 부착했다.

가족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은 최모(37·서울 성동구)씨는 "코로나19가 걱정되긴 하지만 내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아이들이 답답해할 것 같아 바다를 찾았다"며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릉 경포 해수욕장에는 개장 전에 찾은 피서객들이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쓰레기가 곳곳에서 눈에 띄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푹푹 찌는 초복…전국 해수욕장과 계곡에 피서객 '북적'
제주 협재해수욕장 등 도내 해수욕장에도 피서객들이 찾아 물놀이하거나 인근 커피숍 등에서 대화를 나누며 휴식을 즐겼다.

제주 오름 등 산간에도 탐방객들이 들에 핀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물 밖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게 돼 있지만, 곳곳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낮잠을 자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유명 관광지에 있는 실내 시설에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방역 관리에 우려를 낳았다.

이번 주말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9만여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일 개장한 포항 칠포와 월포 등 경북지역 6개 해수욕장 등에는 가족, 친구 단위 피서객이 수백 명씩 찾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백사장을 거닐었다.

대구 수성못 유원지와 포항 호미곶, 경주 보문단지·첨성대 등 관광지와 팔공산 수태골 등 산간 계곡에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지역 해수욕장 입장객 수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평년보다 방문객이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부산 다대포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입욕객보다 서핑을 즐기기 위해 모인 서퍼들이 더 많았다.

광주 도심과 인접한 전남 담양 관방제림, 장성 남창계곡 등에도 시민들이 찾아 인근 식당 평상에 앉아 시원한 국수를 말아먹거나 계곡물에 손과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혔다.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시가 열리는 광주시립미술관은 제한된 관람객을 모집하는 사전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됐다.

초복을 맞아 전국 삼계탕집과 냉면집에는 한 그릇의 보양식으로 폭염을 이겨내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주말 최다를 기록하면서 관광지마다 눈에 띄게 인파가 줄어든 모습이었다.

푹푹 찌는 초복…전국 해수욕장과 계곡에 피서객 '북적'
평소 관광객으로 붐비던 서울 명동 음식점과 카페 등은 시민들의 발길이 뜸했고, 경기 용인 에버랜드와 인근 한국민속촌에도 평소보다 적은 나들이객들이 방문해 차분하게 주말을 보냈다.

최근 장맛비 피해를 본 전남의 복구 현장에서는 덥고 습한 날씨에 주민들이 이중으로 고충을 겪었다.

주민들은 침수됐던 집 안에서 가재도구를 꺼내 씻고 폐기물을 내다 버리느라 팥죽땀을 쏟아냈다.

(정회성 고성식 홍창진 양지웅 손형주 박주영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