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맞벌이 가구 소득 실태 파악 나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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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4인 가족의 월평균 가계지출이 외벌이보다 104만원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구 소득 하위 80%를 대상으로 국민지원금 지급을 준비하는 정부는 이런 부분을 고려해 최근 맞벌이 가구의 정확한 소득 실태 파악에 나섰다.

11일 연합뉴스의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국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660만6천85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벌이 가구(가구원 수가 2인 이상이고 가구주가 취업상태이면서 맞벌이가 아닌 가구) 평균 소득(491만3천522원)을 170만원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맞벌이 가구는 가계지출 역시 외벌이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구의 평균 가계지출은 476만5천340원이고, 이 가운데 소비지출은 340만3천779원이었다.

반면 외벌이 가구 평균 가계지출은 378만9천843원, 소비지출은 282만7천766원이었다.

맞벌이가 외벌이보다 월평균 97만5천원을 더 지출하고 있다.

특히 아이가 있는 4인 가족의 경우 차이는 더 크게 벌어졌다.

맞벌이 4인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565만219원으로 외벌이 4인 가구(460만5천877원)보다 104만4천342원 많았다.

이는 맞벌이의 경우 육아나 외식 등에 들어가는 필수 소비 비용이 외벌이보다 더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녀가 아직 어린 경우 외벌이는 부부 중 한쪽이 육아를 전담할 수 있지만, 맞벌이는 육아 등 돌봄에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맞벌이 4인 가족은 외벌이와 비교해 자녀 학원비 등 교육비에 월평균 22만2천951원을 더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시터 비용 등이 포함되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도 맞벌이 4인 가족이 외벌이보다 10만2천347원 많았는데, 해당 통계가 전체 4인 가구 평균임을 고려하면 실제 미취학 아동이 있는 맞벌이 가구와 외벌이 가구의 돌봄 비용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그 외 외식비 등 음식·숙박비나 교통비, 통신비, 주거비 지출도 맞벌이가 외벌이보다 더 많았다.

단순히 가구 소득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가계 사정이 더 낫다고는 볼 수 없는 셈이다.

더구나 경제활동 주력 연령대인 30~40대의 경우 특히 맞벌이 비중이 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배우자가 있는 가구는 1천233만2천가구로, 이 중 맞벌이 가구는 559만3천가구(45.4%)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유배우 가구 중 가구주가 40대인 경우 맞벌이 가구 비중이 53.1%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51.3%), 50∼64세(49.3%), 15∼29세(38.3%), 65세 이상(25.9%) 순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에서 맞벌이 가구의 소득 실태를 파악하는 한편 외벌이 가구와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기로 했다.

맞벌이 부부에 대해서는 국민지원금 소득 기준선을 높이는 등 좀 더 폭넓게 지원할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원금 지급 대상을 축소하거나 지급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지원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