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한 언론인 통해 만나…당사자들 "만났지만 각종 요청 응하지 않아"
'수산업자' 포항서 전방위 로비 시도…국회의원·시장 두루 접촉
수산업자를 사칭해 116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인 김모(43·구속)씨가 고향인 경북 포항 정·관계 인사들을 두루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인사들은 김씨 실체를 의심하며 각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7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포항지역 국회의원, 시장 등과 연이어 접촉했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포항 남구·울릉)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 언론인으로부터 김씨를 소개받아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여러 명과 식사한 적이 있다"며 "며칠 뒤 김씨가 수산물을 보내왔지만, 문제가 될 만큼 고가가 아니고 번거롭기도 해서 돌려보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메신저로 두어 번 의례적인 인사를 해와 답을 한 것 외에 추가 접촉은 없었다"며 "특별히 부탁받은 것은 없고 만났을 때도 수상한 느낌을 받았으며 그 이후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동일한 언론인 소개로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포항 북구)과도 만났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은 포항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는 아버지가 있다는 김씨 소개가 의심스러웠고, 사실이 아닌 것을 확인한 뒤 더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 KXO(한국3x3농구위원회) 회장에 취임한 뒤 포항시청을 방문해 송경창 당시 부시장에게 KXO 리그 개최에 필요한 예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100명 이상 모이기 어려운 점과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만나 농구대회 개최 예산을 요청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쯤 오래전부터 아는 기자를 통해 연락이 와 김씨를 만난 적이 있다"며 "포항에서 농구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어렵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김씨가 포항에서 운영한 렌터카 회사에 초청받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이후 별다른 접촉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