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리브 실력 살려 스탠드업 코미디 도전…모레 공개
이수근 "넷플릭스, '눈치코치' 있다면 날 놓지 않을 것"
허를 찌르는 애드리브의 장인, 개그맨 이수근(46)이 넷플릭스와 손잡고 스탠드업 코미디쇼에 도전한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는 오는 9일 한국형 스탠드업 코미디를 표방하는 '이수근의 눈치코치'를 전 세계에 공개한다고 7일 예고했다.

2018년 유병재, 2019년 박나래에 이어 세 번째 한국 개그맨과 함께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쇼로, '범인은 바로 너!'와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의 김주형 PD가 연출했다.

쇼 제목은 "어릴 때 눈치만 보고 자라서 사진들이 죄다 눈치 보는 사진밖에 없다"는 이수근의 말에서 따왔다.

'눈치코치'는 25년간 누구보다 빠른 눈치로 치열한 예능가에서 살아남은 노하우와 인생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수근은 이날 열린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내가 아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해외 코미디밖에 없다.

많은 관객 속에서 뜨거운 호응을 받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지금 그럴 수 없다"며 "조금 와주신 관객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얻는 게 많은 프로그램이었다"며 "넷플릭스에서 절대 나를 놓지 않을 것 같다.

넷플릭스가 눈치가 있으면 한 번 더 하지 않을까 싶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라지면 엄청난 쇼를 만들어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수근은 또 "짜이지 않은 자연스러움 속에서 이야기해서 소소하게 웃으며 공감할 수 있는 쇼"라며 "'치맥'(치킨과 맥주) 하면서 '수근이 저놈 삶도 녹록지 않았구나' 하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수근은 최근 공개 코미디 무대가 점점 사라지는 데 대해선 "개그맨은 관객의 박수와 환호에 힘을 얻는데 그런 게 없으니 많이 위축된 시기이긴 하다"며 "그래도 이런 시기에 손 내려놓고 기다리지만 말고 기다리면서도 자기 계발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수근 "넷플릭스, '눈치코치' 있다면 날 놓지 않을 것"
이수근은 또 쇼에서 강호동, 이경규 등 선배들의 이야기도 곁들인 데 대해 당사자들에게 혼나지 않았냐는 물음에는 "두 분은 '이런 얘기도 해줘' 하면서 응원해주셨다.

내가 정말 존경하는 선배님들이다.

그분들도 궁금하면 보실 거다.

혼내거나 칭찬하거나 피드백이 오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이수근은 이번 쇼에서 동료들뿐만 아니라 가족사 등 인생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풀어냈다며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다 했다.

'이 얘기는 하지 말아야지' 한 것도 있는데 올라가서 얘기하다 보면 가진 이야기를 다 털어놓게 되더라"고 밝혔다.

김 PD는 "이수근 씨는 KBS 예능 '1박2일'을 할 때도 항상 맨 구석에 서 있고, 항상 손을 모으고 눈치를 많이 보더라"고 웃으며 "'눈치' 인생을 가볍게 코미디식으로 설명해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출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에 이수근은 "눈치를 단수로 매긴다면 나는 거의 신(神)급"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김 PD는 "이수근은 예측 불가능한 애드리브가 강점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 더 많은 관객을 모시고 제대로 한 번 판을 벌여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