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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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이면서 생선 지방을 많이 먹으면 편두통 환자의 통증 발생 빈도와 강도를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그동안 ‘착한 지방’으로 알려진 식물성 지방이 오히려 염증과 통증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반전 드라마’여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공동 연구 결과 식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생선 지방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편두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최근호에 실렸다.

성인 편두통 환자 182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리놀레산과 만성 통증의 상관관계를 밝힌 같은 연구팀의 기존 동물실험 결과를 토대로 수행됐다.

리놀레산은 옥수수·대두·일부 견과류와 씨앗 등 식물성 식품에 풍부한 오메가-6 지방이다. 생선 지방은 DHA·EPA 등 오메가-3 지방(불포화 지방의 일종)의 비율이 높아 혈관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오메가-6 지방(리놀레산)과 오메가-3 지방(생선 지방)의 점유 비율을 달리 한 식사가 편두통 환자의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기 위해 연구 대상자를 ‘오메가-3 지방 점유 비율이 높은 식사’ 그룹(1그룹)·‘오메가-3 지방(생선 지방) 점유 비율을 높이고 오메가-6 지방(리놀레산)의 점유 비율을 낮춘 식사’ 그룹(2그룹)·‘일반적인 식사’ 그룹(3그룹, 대조그룹) 등 세 그룹으로 나눴다.

그룹별로 각기 다른 아침 식사를 16주간 제공한 결과, 2그룹의 하루 통증 발생 기간ㆍ월 통증 발생일수가 대조그룹보다 30~40% 감소했다. 2그룹의 혈액 시료를 검사했더니 통증 관련 수치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2그룹은 다른 그룹보다 편두통과 관련한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개선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오메가-6 지방의 일종인 리놀레산(식물성 지방)이 뇌 신경 중 가장 극심한 통증을 처리하는 3차 신경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리놀레산의 섭취 자제는 편두통 등 만성 통증의 증상 완화에 이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생선에 풍부한 DHA·EPA 등 오메가-3 지방의 편두통 완화 효과가 증명됐다.

편두통은 미국에서만 연간 4,000만 명이 앓고 있는 신경계 질환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낮춘다. 국내 편두통 유병률은 6.1%로, 환자 수는 260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오메가3는 청어·꽁치·고등어 등 등푸른생선에 많이 함유돼 있지만 이 외에도 굴비, 황태, 갈치 등에도 풍부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