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학생들이 경기 수원 자연과학캠퍼스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교수당 교내 연구비를 늘려 연구 중심 대학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엔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를 열어 연구개발 생태계를 조성했다. 성균관대 제공
성균관대 학생들이 경기 수원 자연과학캠퍼스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교수당 교내 연구비를 늘려 연구 중심 대학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엔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를 열어 연구개발 생태계를 조성했다. 성균관대 제공
고려대가 ‘2021 한경 이공계 대학 평가’에서 연구의 질을 평가하는 항목인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수당 교외 연구비, 국제학술지 영향력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이 덕분에 ‘연구의 질’ 순위가 전년 5위에서 올해 3위로 뛰어올랐다.

고려대, RC 제도로 연구자 지원

고려대 국제학술지 논문 '최다'…영향력은 서울대가 압도적 1위
고려대에는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 있는 연구자가 많다. 세계적 정보분석 전문 업체 클래리베이트가 지난해 발표한 ‘논문의 피인용 횟수가 많은 연구자(HCR)’에 고려대 교수 5명이 이름을 올렸다. 클래리베이트는 매년 각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상위 1% 논문을 토대로 HCR을 선정한다.

이 중 김종승 화학과 교수는 2014년부터 화학분야에서 7년 연속 HCR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저분자를 이용한 차세대 표적지향형 항암제 연구에 천착하며 그간 4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김 교수의 논문은 총 인용 건수가 3만6000회에 달한다.

“연구자 중심의 전폭적 연구 지원을 아끼지 않아 이 같은 성과를 낳을 수 있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인성스타진흥기금으로 세계적 수준의 교내 연구자에게 고액의 연구비를 지급하는 등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수들의 연구를 전략적·조직적으로 지원하는 RC(research coordinator·리서치 코디네이터) 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1랩 1최초’로 도약하는 KAIST

고려대 국제학술지 논문 '최다'…영향력은 서울대가 압도적 1위
KAIST는 연구의 질 부문에서 전체 1위에 올랐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교수당 교외 연구비 1위, 교수당 교내 연구비,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 수 각각 2위를 차지했다. KAIST에는 유수의 ‘스타 교수’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겸 연구부총장은 국내 연구자로는 유일하게 세계 3대 아카데미인 미국 공학한림원, 미국 국립과학원, 영국 왕립학회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이 특훈교수는 시스템 대사 공학의 선구자로, 다수의 미생물 세포공장을 개발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만들었다.

KAIST는 새로운 총장의 취임과 함께 연구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총장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실마다 이전에 없던 세계 최초의 연구를 시도하는 ‘1랩 1최초’ 운동을 하겠다”며 “최고보다는 최초를 꿈꾸며, 뻔한 연구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양자정보과학 앞서가는 성균관대

성균관대는 KAIST에 이어 연구의 질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교수당 교내 연구비에서 1위에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 중심 대학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균관대는 꾸준한 투자를 발판으로 교육부가 지난해 뽑은 4단계 두뇌한국21(BK21) 사업에서 총 31개 교육연구단이 선정됐다. 사립대 중 1위를 차지한 것이다. BK21 사업은 대학원생 연구장학금, 신진연구인력 인건비 등을 대학에 지원한다. 학문 후속 세대가 학업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취지다.

성균관대는 차세대 혁신기술 연구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성균관대는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를 지난해 8월 열어 양자정보과학 연구개발 생태계를 조성했다. 양자정보과학은 초미세 영역에서의 자연현상인 양자물리적 특성을 정보처리에 응용하는 기술로, 국가 안보와 미래 산업을 좌우할 잠재성 높은 분야로 꼽힌다.

서울대는 스코푸스(SCOPUS·학술논문인용데이터베이스)를 기준으로 한 평가지표인 국제학술지 영향력 부문에서 6년째 1위를 굳건히 했다. 서울대 역시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연구자들이 많다.

서울대 석좌교수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단장인 현택환 교수는 노벨화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크기가 균일한 나노입자를 대량 합성할 수 있는 ‘승온법’ 개발로 나노입자의 응용성을 확대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