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만에 등판해 한화전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쾌투
휴식하면 괴물로 변신하는 이민호 "등판 간격, 문제없어"
지난해 프로야구에 데뷔한 LG 트윈스의 우완 투수 이민호(20)는 특별관리 대상이었다.

좋은 구위를 가져 '미래의 에이스'로 꼽혔지만, 5일 로테이션을 소화할 만큼 몸이 만들어져있지 않다는 판단하에 열흘 간격으로 선발 등판했다.

팀 선배 정찬헌과 함께 선발 한 자리를 나눠서 책임지며 20경기에서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의 의미 있는 기록을 냈다.

지난해 선발 수업을 착실히 수강한 이민호는 올해 완성형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아직은 선발 등판 간격에 따라 기복이 있지만, 차분하게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6일 만에 선발 등판한 5월 1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마찬가지로 6일 만에 등판한 지난달 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무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짧은 등판 간격에도 문제없는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KIA전 이후 다시 등판 간격에 따라 영향을 받는 모습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이민호는 등판 후 온몸에 알이 배기는 등 회복이 느린 편"이라며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민호는 지난달 23일 SSG 랜더스전에서 4⅓이닝 동안 5실점으로 부진한 뒤 차분하게 회복에 전념했다.

그리고 11일 만인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다시 선발 등판했다.

몸 상태를 완벽하게 끌어올린 이민호는 무시무시했다.

최고 구속 150㎞의 직구와 최고 구속 145㎞의 슬라이더를 앞세워 한화 타자들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7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날 볼넷을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을 만큼 좋은 제구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컨디션을 회복한 이민호가 얼마나 무서운 투수인지 스스로 증명하는 듯했다.

경기 후 이민호는 이날 호투가 긴 휴식 덕분만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는 "3일 전에 밸런스가 완전히 잡혔다"며 "휴식과 오늘 호투는 별개"라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엔 열흘 간격으로 선발 등판했는데, 올해엔 두 배 정도 몸 상태가 좋아졌으니 5일 로테이션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라고도 말했다.

등판 간격 결정권이 있는 류지현 LG 감독에게도 간접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이민호는 "감독님은 최근 인터뷰에서 내 회복 속도에 관해 걱정하셨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라며 웃었다.

스무 살 이민호의 다음 경기 모습이 벌써 궁금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