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8차 UNCTAD 무역개발이사회에서 이태호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주제네바한국대표부 제공
지난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8차 UNCTAD 무역개발이사회에서 이태호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주제네바한국대표부 제공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UNCTAD가 당초 개발도상국으로 분류하던 국가를 선진국으로 옮긴 것은 설립 이래 60여년만에 처음이다.

UNCTAD는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8차 무역개발이사회 회의에서 한국을 기존의 A그룹(아시아·아프리카)에서 B그룹(선진국)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회원국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와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등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현실에 부합하는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이태호 주제네바한국대표부 대사는 “UNCTAD에 대한 한국의 참여에 있어 역사적인 이정표”라며 “‘무역은 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도구’라는 UNCTAD의 격언을 진정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은 UNCTAD 설립 이후 개도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 UNCTAD는 개도국의 산업화와 국제무역 참여 증진을 지원하기 위해 1964년 설립된 유엔 산하 기구다. 개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들은 속한 대륙에 따라 A그룹(아시아·아프리카 99개국), C그룹(중남미 33개국), D그룹(러시아·동유럽 25개국)으로 분류된다. 당초 A그룹이었던 한국의 합류로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31개국으로 구성돼있던 B그룹은 32개국으로 늘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 2010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불리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해 최초로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 주는 나라로 변모했다. 이번 지위 변경에 대해 주제네바 파키스탄대표부 대사는 아시아·태평양 그룹을 대표해 “한국이 여러 그룹 사이에서 조정자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서 한국의 가교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