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주식투자로 집 살 수 있게…" 이낙연의 제안은?
여권 유력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청년들이 주식투자를 통해 집을 살 만큼 목돈을 마련하거나 청약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청년 주택마련 청약펀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3년 이상 장기로 주식에 투자할 경우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홍성국 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주식시장 현장 좌담회에서 “주식시장 활성화는 장기적으로 시장자금을 생산적 부문으로 흘러들어가게 해 국가경제와 청년 자산형성, 기업의 자금조달에 꼭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좌담회에는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와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선임연구위원,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좌담회에서는 주식시장 발전과 중산층 자산형성을 위해선 퇴직연금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퇴직연금 운용을 전문가들에게 자동으로 맡기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 운용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회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자는 법안이 발의돼 굉장히 기대했지만 법안 심사가 진척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퇴직연금 자산이 조만간 1000조원을 돌파할 상황에서 산업을 발전시킬 길도 열고 퇴직자의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쪽으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디폴트옵션은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까지 올라갔으나 ‘주식에서 손실이 나면 어떻게 하느냐’는 말이 나오면서 뒤로 밀려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연금소득 분리과세를 확대할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퇴직자들이 퇴직연금을 통해 더 많은 소득을 가져갈 수 있도록 세금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연금 수령액에 대해 연 1200만원까지는 연금소득세로 분리과세(세율 15.4%)를 한다. 다만 연 120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선 종합소득세(최고 45%)를 매긴다.

한국 주식시장의 상대적 저평가를 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우리 마음속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버릴 때가 됐다”며 “지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봤듯 세계는 한국을 G8로 인정하는데 자긍심과 자신감을 가지면 주식시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경제의 미래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MZ세대의 자산형성을 돕는 방안으로 이 전 대표는 ‘청년 주택마련 청약펀드’를 제시했다. 그는 “과거엔 재형저축이 있었는데 지금은 청년층이 도무지 집을 살 계산이 안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주식투자를 통해 집을 살 만큼 목돈을 마련하거나 청약 자격을 얻을 수 있도록 펀드를 만들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주식시장과의 인연에 대해 이 전 대표는 “기자생활을 하기 전 원래 첫 직장이 한국투자신탁(현 한국투자신탁운용)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78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했으나 1979년 동아일보 기자로 옮겼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