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꾸준히 누적돼 단번에 감소 효과 보기 어려워"
코로나19로 온실가스 줄었지만 한반도 CO₂ 농도 최댓값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었지만, 한반도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오히려 최댓값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1일 공개한 '2020 지구대기감시 보고서'에서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 기준 지난해 CO₂ 농도는 전년보다 2.7ppm 오른 420.4ppm으로, 역대 연평균 최고 농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CO₂ 농도는 1999년 관측 이래 연평균 2.4ppm씩 매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사회·경제적 활동이 전반적으로 줄면서 CO₂ 배출량이 전 지구와 우리나라 모두 각 7%씩 감소했는데도 대기 중의 CO₂ 농도는 최근 10년(2010∼2019)년간 연평균 증가분(2.7ppm)과 동일하게 늘었다.

기상청은 "CO₂는 한번 배출되면 대기 중에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배출량을 줄이더라도 단번에 감소 효과를 볼 수 없다"며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이고 꾸준한 배출량 저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어로졸(대기 중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의 미립자·PM10)의 연평균 농도는 지역에 따라 감소하거나 비슷한 상태를 유지했다.

우리나라 서쪽 대기를 대표하는 안면도의 경우 에어로졸 연평균 농도가 관측 이래 연간 ㎥당 1.1㎍씩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2013년 이후 최댓값을 기록한 2019년(39㎍)과 달리 지난해는 관측 이래 가장 낮은 27㎍에 머물렀다.

남쪽에 있는 고산은 28㎍으로, 2011년 관측 이래 유사한 농도를 이어갔다.

기상청은 "이온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안면도 에어로졸 농도가 감소한 것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줄어든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기후변화와 환경위기를 극복하고 2050 탄소중립 정책을 실현하려면 온실가스를 포함한 기후변화 요소를 감시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신뢰 있는 기후정보를 계속 제공해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