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보존 수정란 이식, 자간전증 위험↑"

체외수정(IVF) 후 동결 보관한 수정란을 해동해 자궁에 이식하면 임신성 고혈압과 자간전증(pre-eclampsia)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간전증은 임신 후반기에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소변에 지나치게 많은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가 나타나면서 손, 다리, 얼굴이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대표적인 임신 합병증의 하나이다.

이로 인해 모체는 신장, 간, 뇌가 손상될 수 있고 태아는 조산, 사산 등의 위험이 커진다.

프랑스 파리 비샤-클로드 베르나르(Bichat-Claude Bernard) 병원 산부인과 보조생식술(ART: assisted reproductive techniques) 전문의 실비에 에펠브완 박사 연구팀이 2013~2018년 보조 생식술로 출산한 여성 약 7만 명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UPI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해동한 동결 수정란을 자연 배란주기에 맞춰 자궁에 이식한 그룹(A) ▲호르몬 대체요법(HRT: hormone replacement therapy)에 의한 인공 배란주기를 만들어 이식한 그룹(B) ▲동결보존하지 않은 신선한 수정란을 이식한 그룹(C)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B그룹은 자간전증 발생률이 5.3%로 A그룹의 2.3%, C그룹의 2.4%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임신성 고혈압(pregnancy-induced hypertension) 발생률도 B그룹이 4.7%로 가장 높았다.

이에 비해 A그룹은 3.4%, C그룹은 3.3%에 머물렀다.

이러한 차이는 연령, 흡연, 비만, 출산경력, 당뇨병, 고혈압, 자궁내막증, 다낭성 난소증후군, 조기 난소 부전 등 다른 위험요인들을 고려했어도 통계학상 유의미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보조 생식술은 체외수정에 의한 신선한 수정란 이식에 비해 수정란을 동결 보존했다가 해동해 이식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는 배란을 위한 난소의 과자극(hyper-stimulation)과 이로 인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100만 명이 넘는 신생아가 보조 생식술로 태어나고 있는데 이중 동결 수정란 이식 방법으로 출생하는 신생아의 비율이 최대 40%에 이르고 있다.

이 방법은 다른 보조 생식술보다 대체로 비용이 적게 든다.

난자 채취와 마취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밖에 조산 위험도 적다.

그러면서 수정란의 자궁 착상률은 신선 수정란 이식과 같거나 더 높다.

따라서 동결 수정란 이식 방법을 택하되 자궁 이식 때 자연적인 배란주기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인간생식·태생학 학회(European Society of Human Reproduction and Embryology) 온라인 연례학술 회의에서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