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아프간戰 이끈 '매파' 럼즈펠드 별세

美 국방장관 유일하게 2번 맡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을 지낸 도널드 럼즈펠드가 별세했다고 A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8세.

럼즈펠드의 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럼즈펠드 전 장관이 뉴멕시코주 타오스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럼즈펠드는 1975~1977년 제럴드 포드 행정부와 2001~2006년 부시 행정부에서 각각 국방장관을 지냈다. 미국 국방장관을 두 번 맡아 일한 인물은 그가 유일하다. 첫 재임 당시에는 역대 최연소 장관이었으며, 두 번째 재임 때는 최고령 장관이었다.

럼즈펠드는 부시 행정부 재직 시절 안보정책 분야에서 대표적 ‘매파’로 꼽힌 인물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아프간전을 이끌며 탈레반 정권을 축출하는 데 성공했으나, 2003년 이라크전을 무리하게 이끌면서 결국 탈레반 복귀의 길을 열었다고 AP는 지적했다.

그는 퇴임 후 회고록에서 외교적, 경제적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 내 군부의 김정일 체제 전복 유도를 구상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럼즈펠드는 책임을 결코 피하려 하지 않았다”며 “모범적인 공직자이자 매우 훌륭한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